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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의 한계

조회 수 1147 추천 수 56 2005.09.28 00:42:12
능력이라고 하면 근성, 열정, 천부적인 소질을 모두 포함한다.

난 천부적인 소질은 없다.프로그래밍에 있어서도, 무술에 있어서도 그랬다.
될때까지 한다는 무대뽀 근성과 하고 싶다는 열정으로 여지껏 때려치지 않고 해올 수 있었다.

내가 타고난 소질은 뭐 없어도 딱 하나 잘 하는게 있는데 그게 주제파악이다.

날 미워하는 원수들이야 내가 잘난체 엄청 하는줄 알지만서도...난 내 주제를 안다.

내가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는 잘 알고 있다.

죤 카멕같은 최고의 프로그래머, 말은 그렇게 했어도 사실 그렇게 될 수 있다고 믿은 적은 초짜때 빼곤 없었다. 현실은 현실이니까.

그쯤 되려면 노력도 노력이려니와 천부적인 소질도 필요하다.하고싶어 미치겠다는 정도의 열정도 필요하지.

지금껏 열정과 근성으로 버텨왔건만...이젠 도저히 것도 못하겠다.

애초에 난 남들이 무릎을 칠만한 아이디어나 알고리즘을 내놓을만한 머리를 가지지 못했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내가 그나마 남들보다 잘하는건 시간집약적인...될때까지 파는 그런 분야였다.

어셈블리로 자료구조를 만들거나, 힙 메모리 라이브러리 따위를 만드는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 하려면 할 수 있다. 시간이 많이 들 뿐이지...

사실 난 그런 쪽의 일을 하는 것에는 자신이 좀 있었다...대단한 지식과 번뜩이는 두뇌가 필요한건 아니니까.될때까지만 하면 되니까.

2001년도에 등떠밀려서 3D프로그래밍을 하게 된 이후로...
하는데까진 했다.정말. 내 능력선에선 하는데까지 했다.

사실 늘 그래픽 프로그래밍은 하기 싫다고 생각했으니까. 하고 싶어 한 일은 아니었다. 열정이라기보다는 책임감이었지. 할 사람이 없으니 별수 있나.

천부적인 소질이야 원래 이 분야에는 아예 없었고.그렇다고 수학을 잘한것도 아니고 영어를 잘해서 원서를 바로바로 이해하는것도 아니었다.

그나마 근성이라도 있어서 여지껏 해왔다.

하지만...이젠 근성도 다 소진한거 같고.

하기 싫은거야 전부터 그랬고. 이 분야에 재주가 없는건 전부터 잘 알고 있었고. 몇 달이면 새로운 기술이 발표되는 이쪽 일은 도저히 따라갈 재간이 없다.

아 지쳤어. 자신없어.

이대로 뒤쳐지면 난 별볼일없는 SCV프로그래머로 남겠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단지 경력이 많은 고참 SCV가 되겠지. 그러긴 싫다. 난 게임 컨텐츠 코딩은 하고 싶지 않아.

게임 바닥에선 더 이상 설 자리가 없을거 같다.당장은 아니라도 몇년 후면 그렇게 되겠지.

그런데 젠장...이런 꼴인데 내일 모레면 서른이잖아.

업종변경을 해볼래도 뭐 잘하는게 없군.--;

댓글 '5'

게임초보

2005.09.28 14:03:32
*.51.68.65

MMORPG엔진을 팔아보는 것은 어떠세요?
외국에서는 MMORPG에 적합한 엔진이라고 파는 것은 없지 않습니까?
FPS엔진 뿐이지요.

zapwand

2005.09.28 16:51:13
*.133.19.57

음....저도 한 2년전쯤 MMORPG만들다가 회사가 말아드신 이후로 슬럼프에 빠져 '게임 짜증난다...하기싫다...지쳤다....'소리를 입에 달고 산 적이 있었죠.
하지만 지금도 종류는 틀리지만 퍼즐도 만들고 레이싱게임도 만들고 그러고 있네요. ^^
지금 생각해보면 확실히 개발업계에 뛰어든 초창기 때보다 게임에 대한 열정과 꿈 노력등은 많이 식은듯 하지만 그래도 아직까진 이 일이 할만해서 계속 하고 있는거 같습니다.

여치님도 근성과 열정이 사라졌다고는 하지만 그만큼 '등가 교환의 법칙'에 따라서 얻은것들이 많이 있을듯 합니다.
남들보다 앞선만큼 더욱 달려나갈수 있는 유리한 위치에서 힘내서 더욱 발전하시길 바랍니다.

저한테 3D프로그램을 가르쳐준 사수 프로그래머가 해준 말이 생각나네요.

"프로그래머가 프로그램을 하다보면 지칠때가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도망가거나 포기하면 안된다. 힘들면 쉬되 절대 지치지 마라. 지치면 프로그래머는 끝장이다."

저한테 그래놓고 자기는 프로그램 만들다 힘들어서 1년 회사에서 놀았다는 얘기를 해주더군요. 실제 다른사람들한테 물어보니 진짜 1년을 띵가띵가 놀았다고....-_-;
뒤에 얘기는 들지 말걸....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암튼 지치거나 힘들다면 긴시간은 못되더라도 틈틈이 휴식을 취하면서 여유를 가지는것도 좋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힘내세요~

서늘

2005.09.28 18:23:43
*.219.76.48

힘내세요. 뭐. 꼭 이 바닥 아니더라도. 매일매일 막막한 그 길을 더듬으며 가다보면....언젠가는 빛이 보이겠죠.
아. 이런말도 생각나네요. "포기하기 전에는 불가능이란 없다."

서늘

2005.09.28 18:24:16
*.219.76.48

참. 중요한건 이게 아니라. 조만간 점심 같이 하시죠. ^^

양3d

2005.10.13 16:14:52
*.94.41.89

누구나 다 할 수는 있습니다만, 누구다 다 잘 할 수는 없죠.
새로운 걸 익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적재적소에 적용하는데는 경험과 관록이 필요합니다.
혹시, 내가 아니면 안된다는 생각을 하시는 건 아니겠죠?
아직 어리시니, 기회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슬럼프처럼 보이는데 잘 극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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