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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구입 및 사용기

조회 수 2328 추천 수 145 2009.12.25 16:53:56
구입한지 2주 정도 되었습니다만 테스트 일정 때문에 너무나 정신이 없어서 사진 한장 찍지 못했습니다.

몇 일전에 테스트가 끝났기 때문에 간단하게 사진 몇장과 사용후기를 올려봅니다.

나름대로 남들보다는 이런 류의 모바일 기기는 오래전 부터 사용했다고 생각합니다. 대략 팜파일럿이 득세하던 시절부터 PDA를 사용해왔습니다.

Compaq이 HP로 인수되기 전 시절의 iPAQ3850을 시작으로 iPAQ2210, HP인수 이후 최상위 기종으로 발매되었던 HX4700까지 3종류.

분실해서 한번 더 산것까지 치면 총 4개의 WindowsMobile기반의 PocketPC를 사용했습니다.

HX4700을 팔면서 다시는 PDA를 구입하지 않겠다고 결심했습니다.

다른건 다 참겠는데 인터넷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과 윈도우즈모바일의 미친듯한 버그, 질 떨어지는 무료 어플리케이션들은 도저히 참을 수 없었습니다.
유료어플을 사면 좋겠지만 돈이 안되는 시장이라 돈주고 살래도 유료 어플이 없습니다. (아주 없진 않습니다. 극히극히극히 적습니다.)

이후 아이팟나노 4세대, 아이팟터치2세대 등을 사용했습니다.

아이팟 나노4세대를 회사에서 공짜로 받았기 때문에 잠시 사용했는데 아이튠즈가 열받게 하기도 했지만 나름 매력이 있어 이후 아이팟터치를 구입하게 됐습니다.

최근까지 아이팟 터치를 사용하면서 '이놈의 기기를 망치로 깨버리겠다'라고 공언한게 한 두번이 아닙니다.

주된 이유는 아이튠즈 때문인데 지금도 이건 적응이 안됩니다.

그래도 아이팟 터치는 실질적인 인터넷사용이 가능했고 현재까지 사용한 모든 모바일기기를 통틀어 가장 안정적이었습니다.

어떤 방법으로든 24시간 인터넷에 연결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아이팟터치도 쓸만하다고 생각해왔습니다. 아이튠즈 때문에 받는 스트레스를 감수하고라도 말이죠.

그러던 중 국내에 아이폰이 출시되었습니다.

10년간 2대의 핸드폰을 사용했는데 각각 5년반, 4년 반 씩을 사용했습니다.

그 두번째 핸드폰이 이젠 참을 수 없을 정도까지 맛탱이가 가버렸습니다.

하필 때맞춰 아이폰이 나올건 뭐랍니까.

전화기를 바꿔야하는 시점에 24시간 인터넷에 연결가능한 안정적인 소프트웨어플랫폼을 갖춘 모바일 기기가 나온겁니다.

10년전에 애니콜 깍두기를 구입할때부터 pc와 연결되어서 무언가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했는데 그놈의 데이타 케이블은 충전용도 말고는 아무짝에도 할 수 있는게 없었습니다.

이제야말로 pc와 찰싹 붙는 전화기를 가질 수 있는 기회가 온것이죠.

노키아의 5800폰과 아이폰을 놓고 마지막까지 고민했습니다만, 성장세와 어플리케이션의 종류로 놓고 볼때 아이폰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결국 아이폰을 지르게 됐습니다.

2주간 사용했는데 KT가 멍청해서 열받게 하는 것과 아이튠즈가 여전히 열받게 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다 마음에 듭니다.

혹자는 전화기로서 불편하다라고 하는데 저같은 컴퓨터쟁이-소프트웨어쟁이 입장에선 너무나 소프트웨어스러운 일관적인 인터페이스가 맘에 듭니다.

제 입장에선 딱 예상한대로 움직이고 예상한대로 반응합니다. 당연하죠. 소프트웨어를 돌리는 컴퓨터에 전화기를 붙인거니까요.

좋습니다. 아이튠즈와 KT의 운영을 빼고는 아주 만족합니다.

실질적인 웹서핑과 인터넷에 연결되어서 무언가를 하는 작업이 있다면 모바일 기기중 아이폰보다 나은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터치입력이 '제대로' 되는 기기도 아이폰,아이팟이 유일하다고 생각합니다.

애플은 MS보다 더하면 더한 독점,폐쇄정책을 고수하는 기업입니다.

그에 따른 효과로  제가 아이폰용 소프트를 작성하려면 맥을 구입해야합니다.

VMWARE에 MAC OS를 설치해서 소프트를 몇개 짜보려고 생각했습니다만 15개정도의 해킨토시 버젼을 설치하고 모두 실패한 후 관뒀습니다.

장점이자 단점으로 아이폰 소프트를 개발하는데 있어서 로우레벨한 프로그래밍은 어렵습니다.

SDK상의 제약도 그렇고 애플에서 정책적으로 제약을 많이 둡니다.

맥을 구입해서 스크립트성 코드는 짜고 싶지 않아서 결국 아이폰용 소프트 개발을 취미로 가져볼 생각은 버렸습니다.

뭐 그렇지만 쓸만한 어플리케이션이 상당히 쏟아져 나오고 있어서 사용하는 입장에선 즐겁습니다.

PDA를 사용하던 시절엔 돈을 줘도 쓸모있는 어플을 구할 수 없었지만, 이제는 약간의 비용만 지불하면 쓸만한 어플을 구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터치감과 인터넷연결의 용이함을 무시하더라도 아이폰이 모바일 장비의 최강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습니다.

소프트웨어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단순한 하드웨어성능의 차이로, 또한 소프트웨어로 얼마든지 구현 가능한 기능을 펌웨어, 또는 하드웨어로 지원하지 않는다고 일방적으로 아이폰을 폄하합니다.

하드웨어가 어느 정도의 성능을 넘어서면 그 이후로는 소프트웨어가 상품성을 좌우합니다.

아이폰이 뛰어난 것은 단지 하드웨어 성능 때문이 아닙니다.

빌어먹을 애플사가 아이폰이 소프트웨어로서 최강이 될 수 있도록 모든 환경을 구축해 놓았기 때문입니다.

안정된 하드웨어,OS, 사용하기 쉬운 SDK, 쉬운 개발자등록, 어플리케이션 등록, 체계적이고 방대한 웹 기반의 스토어관리 이 모든 것이 갖춰졌기 때문에 아이폰 시장이 미친듯이 성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딱 줄여서 말하면 이것은 '플랫폼을 개발하는 것이지 폰을 개발하는게 아닙니다.'

국내 이통사에서 얼마나 로비를 해대는지 아이폰이 엄청 잘 팔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연일 매스컴에서 아이폰을 폄하하더군요.

지금 추세로 보면 국내에서 아이폰이 팔리거나 안팔리거나 세계적으로 스마트폰 시장은 아이폰이 석권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노키아가 점유율 1위인건 사실이지만 OS점유율과 어플리케이션 수의 성장세로 보면 아이폰이 1위입니다.

아이팟을 망치로 깨부시려다가 아이러니하게도 아이폰을 사서 예찬론을 펴게 되었네요.

아직도 아이튠즈를 쓸때마다 머리에서 스팀이 돕니다.

MS나 구글이 좀 잘해줬으면 하는 생각이 굴뚝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VC++과 DirectX로 managed코드가 아닌 네이티브 c/c++, 어셈블리 코드를 사용할 수 있고 플랫폼이 충분히 안정적이라면 위약금을 물고라도 폰을 바꿀 생각이 있습니다.

요 근래 발매된 MS의 zune HD와 구글폰에 관심이 많았었습니다만, 위에서 언급한 제 희망사항은 완전 무시됐습니다. 오히려 현재로선 아이폰이 가장 로우레벨한 코드를 짜는 플랫폼인것 같습니다. 가비지 컬렉팅 안하는건 아이폰os뿐인듯 합니다.

여튼...

아이폰 샀습니다.

아이튠 빼고는 만족합니다.










댓글 '2'

상돈

2009.12.29 07:38:13
*.241.147.32

원래 아이팟쓰던건 팔은거야? 나도 한번 써보고 싶긴 한데, 키패드 없는거에 익숙해질거 같지가 않더라구~

여치

2009.12.29 10:04:22
*.199.248.185

아이팟은 팔았지. 난 엄지로 꾹꾹 누르던 핸드폰 자판보다 훨씬 편해서 좋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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