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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이야기

조회 수 3204 추천 수 109 2008.08.10 01:14:31
내가 다니던 학교는 아니었다.

인천 쪽에 있는 어떤 대학교였다.

그 학교는 두 개의 대학교가 합쳐진 형태였다. 현대기아 자동차처럼.

마침 그  곳에는 내 친구 조xx군이 다니고 있었다.

그 학교의 교수들 연구실이 죽 늘어서 있는 어떤 복도였다.

밤 늦게까지 연구실 한켠에서 나는 노트북으로 프로그램을 짜고 있었다.

그 방에는 두꺼운 책이 있었는데 책에는 원래 그 방에 있었던 어떤 교수의 짤막한 메모가 적혀있었다.

위대한 연구에 대한 내용으로 조만간 공개하겠다고 적혀있었다.

꿈의 상황에서 그 교수는 이미 죽은 사람이었다.

노트북으로 하던 작업을 거의 끝내놓고 잠시 바깥으로 나왔다.

처음 들어올땐 낮이었지만 밤이 되어 여기저기 불을 끄고 문을 잠그고 있었다.

복도를 한참 돌아다녔다.

그런데 복도에 늘어선 연구실들을 보니 뭔가 수술같은것을 하고 있었고 수술과정의 잔해들(?)로 보이는 것들이 비닐봉지에 담겨져서 복도에 일정 간격마다 놓여져 있었다.

상당히 으스스했다.

철문 밖으로 나왔을때 고등학교 동창 조군을 만났다. (현실에서 그 친구의 차는 내 차와 같은 차종이다. 그래서 난 그 친구의 차를 타면 내 차 탄 것처럼 편하다.)

밤이 늦었기 때문에 집에 데려다 달라고 했는데 단박에 거절당했다.

그 곳은 인천 부근이고 회사도 그 부근이기 때문에 나를 데려다 주기엔 너무 멀다는 얘기였다.

철문을 통해 옆 건물로 이동해왔으나 돌아가려고 보니 철문이 잠겨있었다.

옆 건물의 학생 대표쯤으로 보이는 자가 열쇠를 빌려줄테니 나올때 달라고 했다.

건물 바깥으로 나가면 측면에 다른 문에 있다고 했다.

그쪽으로 가보니 문은 잠겨있지 않았고, 다시 열쇠를 사용하지 않아도 되었다.

내가 있던 건물로 돌아왔다.

그런데 노트북을 둔 방을 찾을 수 없었다.

복도는 컴컴했다. 한참을 돌아다녀도 찾을수가 없었다.

그러다 아까 수술을 하던 무리들을 만났다.

그들에게 사정 얘기를 했더니 곧 방을 찾아주었다.

노트북과 책들을 가방에 챙겨서 나왔다.

죽은 교수의 메모를 자기 생각인것처럼 세상에 발표하는 놈을 막는다는 식의 에필로그로가 숑 떠오르면서 꿈은 끝났다.


어떤 기억의 조각들이 꿈에 맵핑 되었는지 몇 가지는 금방 생각이 났다.

최근 3주간 원인을 알지 못한 버그에 시달렸었다. 미치고 환장할 지경이었다. 찝찝한 마음으로 원인도 찾지 못한채 주말을 맞이했다.

오늘 커피샵에서 노트북으로 코드를 테스트하다가 원인을 찾아냈다.

꿈의 내용은 최근까지 버그에 시달리다가 원인을 찾아낸 그 과정을 반영한게 아닐까 싶다.

어느 교수의 방의 짤막한 메모는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가 꿈에 인용된듯 하다.

학교의 복도 모습은 내가 다니던 학교의 복도와 흡사했다.

열쇠 주던 자는 대학교 신입생때 2학년 학생회 선배중 하나였던거 같다.

수술을 하던 자들은 어느 기억을 가져온건지 짚이는데가 없다.

메모를 슬쩍해서 세상에 발표하려던 놈은 중학교때 '친하지 않았던' 어느 동창이었다.

이상한 꿈이야 한 두번 꾼거 아니지만서도, 이런 스타일의 꿈은 대개 철문 잠겼을때부터 일이 꼬이기 시작해서 공포에 시달리다가(심하면 가위 눌리고) 간신히 깨는데 끝에 의외로 무난하게 끝났다는게 참신했다.

그래서 잊기 전에 적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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