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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 개발(특히 게임개발)은 다른 업종과는 꽤 다른 점이 있습니다.
사업적인 측면에서 볼때 가장 큰 차이점은 '출시하기 전에는 한푼도 못번다' 라는 점이지요.
보통 개발 기간은 짧아도 1년, 길게는 5년씩이나 갑니다.
이 기간을 비용으로 환산하면 얼마쯤 될까요?
저는 온라인 게임 업계에서 일하고 있으므로 이 업계의 예를 들어서 대충 따져보겠습니다.
마케팅 비용이나 기타 등등을 합치면 훨씬 비용이 올라갑니다만 순수 개발비만 봅시다.
작은 규모의 MMORPG, 혹은 MO라면 20명 정도가 필요합니다. 두당 연봉은 연 3500으로 가정하겠습니다. 장비,사무실임대료 기타 등등 해서 간접비를 더해서 연봉*1.5를 두당 인건비로 계산합니다.
두당 5250만원이 나오는군요. 곱하기 20명 하면 10억 5천만원 이네요.
실제 상용화시점까진 대략 2.5년이 걸립니다. 2.5를 곱합시다. 26억 2500만원이네요.
2.5년이 흘렀는데도 출시를 못하거나, 상용화도 못해보고 깔끔하게 망하면 26억은 그냥 사라집니다.
일반인들은 잘 모릅니다만, 이 업계에서 이런식으로 소리소문없이 수십억씩 날리고(아주 저렴한 개발팀은 몇억짜리도 있습니다) 사라지는 프로젝트가 전체의 95%는 됩니다.
업계 전체적으로 게임개발 노하우가 많이 쌓였다고는하나 과거 98%의 망하는 비율에서 95%정도로 떨어졌을뿐입니다.(라고 저는 봅니다)
회사의 오너가 엄청나게 돈이 많은 사람이라면 별 문제가 없습니다만, 그렇지 못한 경우는 (오너가)'패망'에 이르게 됩니다.
앞에서 얘기했다시피 일반 업계와는 다릅니다. 26억을 쓸 동안 한푼도 못버니까요. 이거야말로 진정한 도박입니다.
그렇지만 개발자들의 경우는 좀 다릅니다. 다른 업계에 비해서 연봉이 짜네 어쩌네 말이 많습니다만, 좌우간 회사가 망해도 갈 곳은 많습니다. 원체 망하고 새로 생기는 회사가 많은 바닥이라 수요는 늘 있거든요.
바로바로 재화를 생산해서 판매하는 업종이라면 노동자의 노동은 곧바로 수익으로 연결됩니다. 따라서 월급(급여)는 그 즉시의 노동의 댓가로서 받는 것이 타당합니다.
회사에 얼마 벌어줬으니 얼마 받는거죠.
그런데 개발사는 다릅니다.
미래의 수익을 기대하고 투자를 하는 것이므로, 개발자 한 사람 한 사람의 노동은 수익으로 연결될 수도 있고 연결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댓가'를 지불하고 그에 상응하는 '재화 또는 용역'을 받는 것이 상업의 기본이며, 이것이 충실히 지켜지는 것이 상도의 기본입니다.
회사의 업주에게도 상도를 지켜야할 의무가 있고, 월급 받고 일하는 직원에게도 상도를 지켜야할 의미가 있습니다.
애초에 이 업계 시스템 자체가 그때그때 상도를 지킬수는 없는 구조라면, 적어도 상도를 지키려고 노력은 해야합니다.
일단 업주는 댓가를 지불했으므로 직원은 미래에라도 업주에게 수익을 돌려줄 수 있는 방향으로 최대한 노력해야합니다.
이 말을 다시 풀어보겠습니다.
[ 개발자에게 있어 월급은 그 달 그 달 일한 노동에 대한 댓가가 아닙니다. 업주에게 제공할 미래의 수익에 대한 댓가입니다. ]
프로젝트가 망하고 성공하고는 업주도, 직원도 맘대로 컨트롤 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마는.
근 10년간 일해오면서 느낀것 중 하나는 개발자가 자신의 월급을 단지 그 달 그 달의 노동(프로젝트에 얼마나 기여했는지 상관없이, 앉아서 웹질만 했을수도...)에 대한 댓가로만 생각한다면 그 프로젝트는 수익을 한푼도 못내고 사라져버릴 가능성이 무지 높다는 것입니다.
반면 자신이 받는 월급이 미래의 수익에 대한 댓가라는 점을 인지한다면 훨씬 적극적인 방법으로 수익을 창출할 가능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전 개발자고 월급을 받는 입장입니다만, 제가 떳떳하게 상도를 지킬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저한테 댓가를 지불한 사람이 재화를 얻어가지 못하는 사태는 결단코 원하지 않습니다.
악덕 업주들도 많이 있습니다만, 절대 숫자로만 보면 상도를 지키지 않는 악덕개발자가 더 많은것 같습니다.(사장 숫자보단 직원 숫자가 많으니까)
뭐 악덕이라기보단 잘 몰라서 그럴거라고 생각합니다. 상도가 뭔지, 상도를 왜 지켜야하는지 모르는거겠죠.
개발자들한테 '사기 아닌 사기'를 당한 업체들 얘기를 많이 듣습니다.
그 사기 별거 아닙니다. 그냥 마인드의 차이죠.
그 마인드의 차이가 수십억, 심할땐 수백억을 좌지우지 합니다.
줄이겠습니다.
상도를 지킵시다.
사업적인 측면에서 볼때 가장 큰 차이점은 '출시하기 전에는 한푼도 못번다' 라는 점이지요.
보통 개발 기간은 짧아도 1년, 길게는 5년씩이나 갑니다.
이 기간을 비용으로 환산하면 얼마쯤 될까요?
저는 온라인 게임 업계에서 일하고 있으므로 이 업계의 예를 들어서 대충 따져보겠습니다.
마케팅 비용이나 기타 등등을 합치면 훨씬 비용이 올라갑니다만 순수 개발비만 봅시다.
작은 규모의 MMORPG, 혹은 MO라면 20명 정도가 필요합니다. 두당 연봉은 연 3500으로 가정하겠습니다. 장비,사무실임대료 기타 등등 해서 간접비를 더해서 연봉*1.5를 두당 인건비로 계산합니다.
두당 5250만원이 나오는군요. 곱하기 20명 하면 10억 5천만원 이네요.
실제 상용화시점까진 대략 2.5년이 걸립니다. 2.5를 곱합시다. 26억 2500만원이네요.
2.5년이 흘렀는데도 출시를 못하거나, 상용화도 못해보고 깔끔하게 망하면 26억은 그냥 사라집니다.
일반인들은 잘 모릅니다만, 이 업계에서 이런식으로 소리소문없이 수십억씩 날리고(아주 저렴한 개발팀은 몇억짜리도 있습니다) 사라지는 프로젝트가 전체의 95%는 됩니다.
업계 전체적으로 게임개발 노하우가 많이 쌓였다고는하나 과거 98%의 망하는 비율에서 95%정도로 떨어졌을뿐입니다.(라고 저는 봅니다)
회사의 오너가 엄청나게 돈이 많은 사람이라면 별 문제가 없습니다만, 그렇지 못한 경우는 (오너가)'패망'에 이르게 됩니다.
앞에서 얘기했다시피 일반 업계와는 다릅니다. 26억을 쓸 동안 한푼도 못버니까요. 이거야말로 진정한 도박입니다.
그렇지만 개발자들의 경우는 좀 다릅니다. 다른 업계에 비해서 연봉이 짜네 어쩌네 말이 많습니다만, 좌우간 회사가 망해도 갈 곳은 많습니다. 원체 망하고 새로 생기는 회사가 많은 바닥이라 수요는 늘 있거든요.
바로바로 재화를 생산해서 판매하는 업종이라면 노동자의 노동은 곧바로 수익으로 연결됩니다. 따라서 월급(급여)는 그 즉시의 노동의 댓가로서 받는 것이 타당합니다.
회사에 얼마 벌어줬으니 얼마 받는거죠.
그런데 개발사는 다릅니다.
미래의 수익을 기대하고 투자를 하는 것이므로, 개발자 한 사람 한 사람의 노동은 수익으로 연결될 수도 있고 연결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댓가'를 지불하고 그에 상응하는 '재화 또는 용역'을 받는 것이 상업의 기본이며, 이것이 충실히 지켜지는 것이 상도의 기본입니다.
회사의 업주에게도 상도를 지켜야할 의무가 있고, 월급 받고 일하는 직원에게도 상도를 지켜야할 의미가 있습니다.
애초에 이 업계 시스템 자체가 그때그때 상도를 지킬수는 없는 구조라면, 적어도 상도를 지키려고 노력은 해야합니다.
일단 업주는 댓가를 지불했으므로 직원은 미래에라도 업주에게 수익을 돌려줄 수 있는 방향으로 최대한 노력해야합니다.
이 말을 다시 풀어보겠습니다.
[ 개발자에게 있어 월급은 그 달 그 달 일한 노동에 대한 댓가가 아닙니다. 업주에게 제공할 미래의 수익에 대한 댓가입니다. ]
프로젝트가 망하고 성공하고는 업주도, 직원도 맘대로 컨트롤 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마는.
근 10년간 일해오면서 느낀것 중 하나는 개발자가 자신의 월급을 단지 그 달 그 달의 노동(프로젝트에 얼마나 기여했는지 상관없이, 앉아서 웹질만 했을수도...)에 대한 댓가로만 생각한다면 그 프로젝트는 수익을 한푼도 못내고 사라져버릴 가능성이 무지 높다는 것입니다.
반면 자신이 받는 월급이 미래의 수익에 대한 댓가라는 점을 인지한다면 훨씬 적극적인 방법으로 수익을 창출할 가능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전 개발자고 월급을 받는 입장입니다만, 제가 떳떳하게 상도를 지킬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저한테 댓가를 지불한 사람이 재화를 얻어가지 못하는 사태는 결단코 원하지 않습니다.
악덕 업주들도 많이 있습니다만, 절대 숫자로만 보면 상도를 지키지 않는 악덕개발자가 더 많은것 같습니다.(사장 숫자보단 직원 숫자가 많으니까)
뭐 악덕이라기보단 잘 몰라서 그럴거라고 생각합니다. 상도가 뭔지, 상도를 왜 지켜야하는지 모르는거겠죠.
개발자들한테 '사기 아닌 사기'를 당한 업체들 얘기를 많이 듣습니다.
그 사기 별거 아닙니다. 그냥 마인드의 차이죠.
그 마인드의 차이가 수십억, 심할땐 수백억을 좌지우지 합니다.
줄이겠습니다.
상도를 지킵시다.
냉정하게 생각하면, 그 달의 댓가라 생각해버리면, 깔끔하게 끝날수도 있지. 오히려 미래에 댓가나 아니면 다른식의 보상 같이타는 배 이렇게 되어버리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더 생각해야 되는 범위가 늘고, 인력관리를 하는 입장에서 더 복잡해진다고 생각되어버리더라구.
그래서 깔끔하게 이번달 일한거 땡. 끝.
회사가 망해도 끝, 잘되도 끝... 깔끔하지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