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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Racing Evolution엔딩을 봤다.
이 게임은 과거 플스 킬러 타이틀이었던 릿지 레이서 시리즈의 6번째 판이다.(맞나?)
한때 릿지 레이서 시리즈를 무진장 좋아했었다. 지금 보면 그 허접한 그래픽에 기도 안차겠지만...재밌었다.
5편은 못해봐서 모르겠다. 4편까지의 그 말도 안되는 드리프트에 익숙해져있던 플스 팬들은 비교적 리얼해진 R:R이 맘에 들지 않는 모양이다. 어딜 가나 악평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뭐...일본 게임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몇 개 되지 않는 xbox용 일본 게임의 하나, 그것도 한때 좋아했던 릿지레이서 시리즈니까...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최근 몇년간 게임에 거의 시간을 할애하지 않는 점을 생각하면 꽤 시간을 부었다.솔직히 레이싱 자체는 그저 그랬다. 콜린 맥래이 랠리 등에 비교해서 너무나 허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꽤 시간을 투자했던 이유는 레나라는 캐릭터가 레이서로서 성장해가는 과정, 그 엔딩을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별볼일 없는 모습으로 시작하여 크게 성공하는 그런 스토리를 난 좋아하니까.
어쨌거나 엔딩을 봤다. 썰렁하기 짝이 없는..--;
그리고 엔딩 크레딧. 아 만감이 교차한다. 내가 만든 게임이 아닌데도 엔딩 크레딧을 보니 가슴이 뭉클해져 오는 것이...요새같은 시대엔 엔딩 크레딧 보기가 힘들다.pc에선 거의 물건너갔고 콘솔 게임에서나 볼 수 있는데 것도 게임이 워낙에 많다보니 끝까지 가는 경우가 별로 없어서 엔딩 크레딧을 보기 어렵다.
내가 처음 참여했던 게임 코룸 외전의 엔딩 크레딧에는 내 이름이 두번이나 나왔다. 하지만 그 지랄맞은 난이도와 버그 덕에 나 스스로도 엔딩을 보지 못했다. 아마 그 게임 엔딩 본 유져들도 몇 안될거라 생각한다.
코룸외전에 들어갔던 미니게임 4개를 내가 만들었는데 그 중 두개의 게임에는 치트키를 넣어놨었다. 이 게임이 소프트 맥스의 뭐시기 시리즈들만큼 뜨면 슬쩍 공개해야지..하는 생각을 하면서.
결국 그 치트키 공개할 날은 오지 않았다.
R:R의 엔딩 크레딧을 보며 묘한 감상에 빠진 이유는 아마도 첫 게임의 실패와 흘러간 패키지 게임에 대한 향수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일반 유져들이야 아무 생각 없겠지만...아니 엔딩 크레딧보다도 화려한 엔딩배경을 보거나 그나마도 귀찮아서 엔딩곡이나 들으려고 볼륨만 올려놓고 디비 엎어져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난 노래도 배경씬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거기 흘러가는 수많은 이름들.
우리 회사 전직원 수에 맞멎는 스탭들...그걸 보고 있었다.
'허접한 레이싱 게임이었다'
라고 간단하게 평을 내리기엔 그 이름들의 무게가 너무 무거웠다.
게임 개발자가 아니라면 내 말의 의미를 알기 힘들것이다. 그 게임 하나 만들기 위해 저 수많은 사람들이 얼마나 고생했는지...얼마나 싸워대며 웃고 울었는지...
난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
R:R이 얼마나 팔렸고 NAMCO가 얼마나 돈을 벌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확실한 사실 하나는 저만큼의 인력이 고생했음에도 국내 중급 온라인 게임만큼도 수익이 낮다는 것이다. 다소 억울하다거나 불합리하다 느껴지는 면이 없지 않지만 그게 현실이다.
초,중,고,대딩까지도 패키지 게임을 즐겨왔다. 짤막한 엔딩을 보며 감격했던 적도 많다.아마 그 게임들이 없었더라면 오늘날 이 바닥에서 일하고 있진 않겠지. 내가 알고 있는 많은 개발자들도 비슷한 환경에서 자라왔다. 그들이나 나나 처음 뛰어들때 '감동을 선사해주는 게임'을 만들고 싶어했다. 지금도 그런 마인드를 가진 이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내 경우는 다르다.
유감스럽게도...신입사원 면접에서 '저는 감동을 주는 게임을 만들고 싶습니다!'라고 당당하게 말하는 녀석이 있다면,
짤라버려야한다. 그게 현실이다.
회사에선 현실적인 사업 모델을 제시하는 녀석이 필요하다. 천하의 NAMCO나 SEGA에서 아무리 감동적인 게임을 만들어낸다 해도, 사실 그 회사들은 더 이상 천하의 그 거시기가 아니란 말이다. 한 타이틀 만들어내기 위해 퍼붓는 자원에 비해서 수익은 너무 낮다. NC같은 회사랑 비교할것도 없이 여러분들이 이름조차 들어보지 못한 국내의 대충 중간 가는 온라인 회사보다도 수익이 낮다. 세가니 남코니 하는 회사들 나도 좋아했지만 이제 장인정신의 미학이 통하지 않는 시대가 되어버린것 같다.
나 스스로도 뭘 만들어야 돈되는지에 대해 궁리하고는 있지만서도...그러나 한사람의 게임 플레이어로서 생각할때는 참으로 안타깝다. 돈 되는 게임이라봐야...어떻게 하면 인간들 폐인만들까 고민하는것과 같으니까.
페인을 많이 양성해야만 돈을 벌 수 있으니까 말이다.
중2 여름방학때 20일 걸려 MSX용 화이어 호크를 클리어했다. 재빨리 포즈 키를 눌러서(당시 파나소닉 MSX2+에는 하드웨어 pause키가 있었다) 정지시켜놓고 마루에서 비디오 데크를 들고왔다. msx의 av출력에 연결, 엔딩을 녹화했다.그리고 몇번이나 돌려봤는지...
지금보면 열라 유치하고 별 내용도 아니지만 그 때의 기억이 미화되어 남아있기 때문에 지금도 그 오리지날 엔딩곡을 즐겁게 듣는다.
요새 온라인 게임부터 시작한 유져들(정확히는 대부분 애들)이 이런걸 알런지.
용돈벌이라고 말하는 애들도 많던데. 몇푼을 벌던지 액수가 중요한게 아니고 그게 게임을 즐기는거냐..노동하는거지. 그럼 나같은 사람들은 게임을 개발하여 일자리를 창출하는거군.멋지네.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어떤 생각을 하든 시대는 변하고 그 흐름은 막을 수 없다.
온라인 폐인을 양성해야만 돈을 버는게 트렌드라면 따라갈 수 밖에.
감성적으로 변하는 새벽에, 어느 콘솔 패키지 게임의 엔딩을 보고 감상에 젖어 몇자 적어봤다.
이 게임은 과거 플스 킬러 타이틀이었던 릿지 레이서 시리즈의 6번째 판이다.(맞나?)
한때 릿지 레이서 시리즈를 무진장 좋아했었다. 지금 보면 그 허접한 그래픽에 기도 안차겠지만...재밌었다.
5편은 못해봐서 모르겠다. 4편까지의 그 말도 안되는 드리프트에 익숙해져있던 플스 팬들은 비교적 리얼해진 R:R이 맘에 들지 않는 모양이다. 어딜 가나 악평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뭐...일본 게임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몇 개 되지 않는 xbox용 일본 게임의 하나, 그것도 한때 좋아했던 릿지레이서 시리즈니까...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최근 몇년간 게임에 거의 시간을 할애하지 않는 점을 생각하면 꽤 시간을 부었다.솔직히 레이싱 자체는 그저 그랬다. 콜린 맥래이 랠리 등에 비교해서 너무나 허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꽤 시간을 투자했던 이유는 레나라는 캐릭터가 레이서로서 성장해가는 과정, 그 엔딩을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별볼일 없는 모습으로 시작하여 크게 성공하는 그런 스토리를 난 좋아하니까.
어쨌거나 엔딩을 봤다. 썰렁하기 짝이 없는..--;
그리고 엔딩 크레딧. 아 만감이 교차한다. 내가 만든 게임이 아닌데도 엔딩 크레딧을 보니 가슴이 뭉클해져 오는 것이...요새같은 시대엔 엔딩 크레딧 보기가 힘들다.pc에선 거의 물건너갔고 콘솔 게임에서나 볼 수 있는데 것도 게임이 워낙에 많다보니 끝까지 가는 경우가 별로 없어서 엔딩 크레딧을 보기 어렵다.
내가 처음 참여했던 게임 코룸 외전의 엔딩 크레딧에는 내 이름이 두번이나 나왔다. 하지만 그 지랄맞은 난이도와 버그 덕에 나 스스로도 엔딩을 보지 못했다. 아마 그 게임 엔딩 본 유져들도 몇 안될거라 생각한다.
코룸외전에 들어갔던 미니게임 4개를 내가 만들었는데 그 중 두개의 게임에는 치트키를 넣어놨었다. 이 게임이 소프트 맥스의 뭐시기 시리즈들만큼 뜨면 슬쩍 공개해야지..하는 생각을 하면서.
결국 그 치트키 공개할 날은 오지 않았다.
R:R의 엔딩 크레딧을 보며 묘한 감상에 빠진 이유는 아마도 첫 게임의 실패와 흘러간 패키지 게임에 대한 향수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일반 유져들이야 아무 생각 없겠지만...아니 엔딩 크레딧보다도 화려한 엔딩배경을 보거나 그나마도 귀찮아서 엔딩곡이나 들으려고 볼륨만 올려놓고 디비 엎어져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난 노래도 배경씬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거기 흘러가는 수많은 이름들.
우리 회사 전직원 수에 맞멎는 스탭들...그걸 보고 있었다.
'허접한 레이싱 게임이었다'
라고 간단하게 평을 내리기엔 그 이름들의 무게가 너무 무거웠다.
게임 개발자가 아니라면 내 말의 의미를 알기 힘들것이다. 그 게임 하나 만들기 위해 저 수많은 사람들이 얼마나 고생했는지...얼마나 싸워대며 웃고 울었는지...
난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
R:R이 얼마나 팔렸고 NAMCO가 얼마나 돈을 벌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확실한 사실 하나는 저만큼의 인력이 고생했음에도 국내 중급 온라인 게임만큼도 수익이 낮다는 것이다. 다소 억울하다거나 불합리하다 느껴지는 면이 없지 않지만 그게 현실이다.
초,중,고,대딩까지도 패키지 게임을 즐겨왔다. 짤막한 엔딩을 보며 감격했던 적도 많다.아마 그 게임들이 없었더라면 오늘날 이 바닥에서 일하고 있진 않겠지. 내가 알고 있는 많은 개발자들도 비슷한 환경에서 자라왔다. 그들이나 나나 처음 뛰어들때 '감동을 선사해주는 게임'을 만들고 싶어했다. 지금도 그런 마인드를 가진 이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내 경우는 다르다.
유감스럽게도...신입사원 면접에서 '저는 감동을 주는 게임을 만들고 싶습니다!'라고 당당하게 말하는 녀석이 있다면,
짤라버려야한다. 그게 현실이다.
회사에선 현실적인 사업 모델을 제시하는 녀석이 필요하다. 천하의 NAMCO나 SEGA에서 아무리 감동적인 게임을 만들어낸다 해도, 사실 그 회사들은 더 이상 천하의 그 거시기가 아니란 말이다. 한 타이틀 만들어내기 위해 퍼붓는 자원에 비해서 수익은 너무 낮다. NC같은 회사랑 비교할것도 없이 여러분들이 이름조차 들어보지 못한 국내의 대충 중간 가는 온라인 회사보다도 수익이 낮다. 세가니 남코니 하는 회사들 나도 좋아했지만 이제 장인정신의 미학이 통하지 않는 시대가 되어버린것 같다.
나 스스로도 뭘 만들어야 돈되는지에 대해 궁리하고는 있지만서도...그러나 한사람의 게임 플레이어로서 생각할때는 참으로 안타깝다. 돈 되는 게임이라봐야...어떻게 하면 인간들 폐인만들까 고민하는것과 같으니까.
페인을 많이 양성해야만 돈을 벌 수 있으니까 말이다.
중2 여름방학때 20일 걸려 MSX용 화이어 호크를 클리어했다. 재빨리 포즈 키를 눌러서(당시 파나소닉 MSX2+에는 하드웨어 pause키가 있었다) 정지시켜놓고 마루에서 비디오 데크를 들고왔다. msx의 av출력에 연결, 엔딩을 녹화했다.그리고 몇번이나 돌려봤는지...
지금보면 열라 유치하고 별 내용도 아니지만 그 때의 기억이 미화되어 남아있기 때문에 지금도 그 오리지날 엔딩곡을 즐겁게 듣는다.
요새 온라인 게임부터 시작한 유져들(정확히는 대부분 애들)이 이런걸 알런지.
용돈벌이라고 말하는 애들도 많던데. 몇푼을 벌던지 액수가 중요한게 아니고 그게 게임을 즐기는거냐..노동하는거지. 그럼 나같은 사람들은 게임을 개발하여 일자리를 창출하는거군.멋지네.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어떤 생각을 하든 시대는 변하고 그 흐름은 막을 수 없다.
온라인 폐인을 양성해야만 돈을 버는게 트렌드라면 따라갈 수 밖에.
감성적으로 변하는 새벽에, 어느 콘솔 패키지 게임의 엔딩을 보고 감상에 젖어 몇자 적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