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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일본 여행을 떠나게 된 이유는....
'지금이 아니면 여행 다닐 시간이 없어.'
였다.
이런...이것이 24*4 = 96시간과 근 100만원이나 되는 돈(물론 쇼핑을 안하면 대폭 줄어든다)을 들일만한 이유란 말인가???
그래서 이런저런 이유를 덧붙이기 시작했다..
1.첫 일본 여행때 일본어 한마디도 못썼다.
2.쇼핑을 하자.
3.실사판 세라문 포스터를 얻어오자.
4.실사판 세라문 달력을 사오자.(이건 단순한 쇼핑이 아니다. 눈에 띄는 괜찮은게 있으면 사오자는게 아니라 명백하게 '세라문 달력'을 사오자는 것이다)
5.극진회관에 가보자.
6.도요타 자동차의 전시장에 가보자.
자..이쯤 되니 나름대로 명분이 된것 같다.
이 명분들과 관련하여 몇가지 에피소드들이 있다.오늘은 4번..세라문 달력을 사오려고 노력했던 그 스토리에 대해서 써볼까 한다.
작년 말에 나온 달력인데 내 상식으로는 당연히 지금도 구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그리하여 일본에서도 알아주는 큰 서점 기노쿠니야 서점에 가보기로 했다. 원래는 쇼센북타워부터 갈 생각이었는데, 밤에 잠이 안와서 열심히 신주쿠 거리를 돌아다니다 기노쿠니야 서점을 발견했다. 오케..
다음날 기노쿠니야로 갔다. 애니메이션관련 코너가 보이지 않아서 점원에게 물었더니 약도를 한장 주면서 표시를 해줬다. 애니메이션이나 dvd쪽은 신관 기노쿠니야 forest에서 취급한다는 것이다.
약도를 보고 forest를 쉽게 찾았다. 1층이 dvd & comic코너였다. 카운터에 서 있는 점원에게 가서 물었다. 이해를 돕기 위해 PDA를 꺼내 배경화면을 보여주기까지 했다. '미소녀전사세라문 2004년 달력을 찾고 있습니다'라고...
여기저기 전화해보고 물어보고 하더니...뭐라고 하는데 일단 내가 알아들을 수 없는 말들이 많이 섞여있었다. 나름대로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려는거 같은데 내 일본어 실력으로는 (あります/ありません)으로 대답해주기만을 간절히 바랄뿐.
내가 잘 못알아듣는 표정을 지으니 메모장을 꺼내 뭐라고 쓰기 시작한다.
음? 영어로 쓰려고 하나? 보니까 한자를 또박또박 쓰면서 한음절씩 발음을 한다. '아..중국어구나.'
'no.no.. わたしは chineseしゃない. かんこくです'
당황해서 영어랑 일본어랑 섞어서 나 중국인 아니오.라고 말을 했다...왜 일본인들은 아시아계 외국인이면 다 중국인인줄 알까.
난처해하는 표정을 짓더니 점원 아가씨가 카운터 위에 있던 달력의 한 페이지를 부욱 뜯어준다.
잉? 보니까 실사 세라문 페이지다. 이거 대신 가져가세요..그런 뜻 같은데...그니까 없다는거 같은데..그래서 다시한번 물었다.
'ありませんか?'
'いま'를 강조하는거 보니 지금은 구할 수 없다는 뜻이겠구나...
어쨌거나 달력을 뜯어줄 정도라니...그런다고 내가 뭐 값비싼걸 더 살것도 아닐텐데...감동감동...다시 보니 귀엽게 생겼다. 23,24세 정도로 보이는데..
하지만 약간 쪽팔리기도...험악하게 생긴 등빨 좋은 남자가 와서 실사판 세라문 달력 주세요..하니 어떻게 봤을까.--; 게다가 이런건 웬지..좀 그지처럼 보이잖아.달력 뜯어주는거 받아오고..
쩝..
분위기를 전환할겸 호병님께 부탁받은 것들을 구하기 위해 물었다.
가라테라든가 검도라든가 그런 dvd같은것들은 어디 있습니까?(어설픈 일본어로 물었는데 문법 다 틀린거 같아서 적기도 쪽팔리다)
옆에 스포츠 dvd코너로 데리고 가는데 슥 보니 없는거같다. 호병님이 적어주신 쪽지를 내밀었다. 그걸 보더니 전화로 본관쪽에 물어보는듯 하다.
역시 없는듯..죄송하다고 한다.
달력건도 있고 해서 뭐라도 하나 사야 좀 덜 쪽팔릴거 같은데.쩝.---;
여튼 고맙다고 하고 서점을 나왔다.
숙소에 돌아와 생각해보니 마음씀씀이가 엄청 고맙게 느껴진다.그 당시엔 그냥 별 생각없었는데 기억이 미화되어서 그런지 꽤 귀여웠던거 같기도 하고...
류지님과 msn으로 대화중 그 얘길 꺼냈더니 조각케익같은거라도 갖다주는게 어떻겠냐고 하신다.음..그래...괜찮을거 같다.
1000엔 정도 들여서 한국인의 위상을 드높일 수 있다면!!!! 한국인은 매너가 좋다라든가...더 잘된다면 일본인 친구를 사귈 수 있을지도...
아니 이런것보담도...정말 그 맘이 너무 고마웠다. 이런 여자가 주변에 있다면 따라다니고싶을거야. 이국의 아가씨라 다시 볼 일이 없겠지만 간단한 답례 정도는 해줘도 좋겠다.
해서 귀국하던날 새벽에 열심히 머릿속으로 단어를 짜맞춰서 문장을 구성했다.당신들의 친절에 감사하는 뜻으로...뭐 이런 것들..치이사이 프레젠또데스..뭐 이러면 될라나..여튼 잠도 안오고 그러면서 마지막 일본에서의 밤을 보냈다.
귀국하던날 아침에 신주쿠역 일대를 열심히 뒤져서 스타벅스를 찾아냈다. forest의 dvd코너 카운터에 두명의 아가씨가 있었으므로 조각케익 같은거 두개씩 네개를 샀다.860엔.우리나라랑 별 차이 없는듯.
교대근무라도 하면 어쩌지...다른 사람이면..한번 본거라 얼굴도 가물가물한데...마크로스에서 나오는 대사..
あい おぼえていますか? 웃...앞에 사랑은 빼고...오보에떼이마스까? 내가 애니메이션에 보던 이 말을 쓸 일도 있군.--;
약간 떨리는 맘으로 포레스트 1층의 dvd매장으로 갔다.카운터에는 한명만 있었는데 아마도 달력 뜯어준 그 아가씨가 맞는듯.
'execuse me....わたしお おぼえていますか?'
기억 못하면 pda배경화면을 다시 보여줄라고 하는데, 기억을 하는듯...
'あ...セラムンの。。。。’
오케오케..다행이다. 그 아가씨 맞다.기억도 하네..
가져간 조각 케익을 내밀었다. 첨에 안받으려고 하길래 '오늘 한국으로 돌아갑니다. 당신들의 친절에 감사하고 있습니다.고맙습니다' 이런 내용으로 더듬더듬 일본어로 말했다. 남빠하는건 아니라고 생각했는지 그쪽에서도 고맙다고 하고 케익을 받았다.
명함을 꺼내서 내 이멜주소를 가리키며 '내 이멜입니다. 멜 보내주세요'라고 말했다...라고 생각했는데 실수했다. 오쿠리시테쿠다사이..라고 할걸 오시에테쿠다사이..라고 한것. 그걸 서점 나와서야 깨달았다.어쩐지...그러니까 메일 보내주세요..할걸 메일 알려주세요..라고 해버렸다. 이 아가씨 잠깐 머뭇 하더니 옆에서 뭔가 꺼내서 적어주었다. 받아보니 명함이다. 이멜주소를 적어준것이다. 근데 개인메일이 없나? forest@기노쿠니야다.
하여간 이렇게 해서..명함을 주고 받았다.
다시 서로 고개를 숙여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서점을 나왔다.
일단은 포레스트쪽으로 멜을 보내볼 생각인데 연락이 될지 어떨지 모르겠다.
원래 일본인들이 다 친절해서 그런건지..그래도 그 정도로 신경써주는 점원은 못봤는데...맘 씀씀이때문에 더 귀여워보였던거 같다.
내 한국에서도 이런 경험이 없거늘...일본에서 생각지도 못했던 경험이었다.
'지금이 아니면 여행 다닐 시간이 없어.'
였다.
이런...이것이 24*4 = 96시간과 근 100만원이나 되는 돈(물론 쇼핑을 안하면 대폭 줄어든다)을 들일만한 이유란 말인가???
그래서 이런저런 이유를 덧붙이기 시작했다..
1.첫 일본 여행때 일본어 한마디도 못썼다.
2.쇼핑을 하자.
3.실사판 세라문 포스터를 얻어오자.
4.실사판 세라문 달력을 사오자.(이건 단순한 쇼핑이 아니다. 눈에 띄는 괜찮은게 있으면 사오자는게 아니라 명백하게 '세라문 달력'을 사오자는 것이다)
5.극진회관에 가보자.
6.도요타 자동차의 전시장에 가보자.
자..이쯤 되니 나름대로 명분이 된것 같다.
이 명분들과 관련하여 몇가지 에피소드들이 있다.오늘은 4번..세라문 달력을 사오려고 노력했던 그 스토리에 대해서 써볼까 한다.
작년 말에 나온 달력인데 내 상식으로는 당연히 지금도 구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그리하여 일본에서도 알아주는 큰 서점 기노쿠니야 서점에 가보기로 했다. 원래는 쇼센북타워부터 갈 생각이었는데, 밤에 잠이 안와서 열심히 신주쿠 거리를 돌아다니다 기노쿠니야 서점을 발견했다. 오케..
다음날 기노쿠니야로 갔다. 애니메이션관련 코너가 보이지 않아서 점원에게 물었더니 약도를 한장 주면서 표시를 해줬다. 애니메이션이나 dvd쪽은 신관 기노쿠니야 forest에서 취급한다는 것이다.
약도를 보고 forest를 쉽게 찾았다. 1층이 dvd & comic코너였다. 카운터에 서 있는 점원에게 가서 물었다. 이해를 돕기 위해 PDA를 꺼내 배경화면을 보여주기까지 했다. '미소녀전사세라문 2004년 달력을 찾고 있습니다'라고...
여기저기 전화해보고 물어보고 하더니...뭐라고 하는데 일단 내가 알아들을 수 없는 말들이 많이 섞여있었다. 나름대로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려는거 같은데 내 일본어 실력으로는 (あります/ありません)으로 대답해주기만을 간절히 바랄뿐.
내가 잘 못알아듣는 표정을 지으니 메모장을 꺼내 뭐라고 쓰기 시작한다.
음? 영어로 쓰려고 하나? 보니까 한자를 또박또박 쓰면서 한음절씩 발음을 한다. '아..중국어구나.'
'no.no.. わたしは chineseしゃない. かんこくです'
당황해서 영어랑 일본어랑 섞어서 나 중국인 아니오.라고 말을 했다...왜 일본인들은 아시아계 외국인이면 다 중국인인줄 알까.
난처해하는 표정을 짓더니 점원 아가씨가 카운터 위에 있던 달력의 한 페이지를 부욱 뜯어준다.
잉? 보니까 실사 세라문 페이지다. 이거 대신 가져가세요..그런 뜻 같은데...그니까 없다는거 같은데..그래서 다시한번 물었다.
'ありませんか?'
'いま'를 강조하는거 보니 지금은 구할 수 없다는 뜻이겠구나...
어쨌거나 달력을 뜯어줄 정도라니...그런다고 내가 뭐 값비싼걸 더 살것도 아닐텐데...감동감동...다시 보니 귀엽게 생겼다. 23,24세 정도로 보이는데..
하지만 약간 쪽팔리기도...험악하게 생긴 등빨 좋은 남자가 와서 실사판 세라문 달력 주세요..하니 어떻게 봤을까.--; 게다가 이런건 웬지..좀 그지처럼 보이잖아.달력 뜯어주는거 받아오고..
쩝..
분위기를 전환할겸 호병님께 부탁받은 것들을 구하기 위해 물었다.
가라테라든가 검도라든가 그런 dvd같은것들은 어디 있습니까?(어설픈 일본어로 물었는데 문법 다 틀린거 같아서 적기도 쪽팔리다)
옆에 스포츠 dvd코너로 데리고 가는데 슥 보니 없는거같다. 호병님이 적어주신 쪽지를 내밀었다. 그걸 보더니 전화로 본관쪽에 물어보는듯 하다.
역시 없는듯..죄송하다고 한다.
달력건도 있고 해서 뭐라도 하나 사야 좀 덜 쪽팔릴거 같은데.쩝.---;
여튼 고맙다고 하고 서점을 나왔다.
숙소에 돌아와 생각해보니 마음씀씀이가 엄청 고맙게 느껴진다.그 당시엔 그냥 별 생각없었는데 기억이 미화되어서 그런지 꽤 귀여웠던거 같기도 하고...
류지님과 msn으로 대화중 그 얘길 꺼냈더니 조각케익같은거라도 갖다주는게 어떻겠냐고 하신다.음..그래...괜찮을거 같다.
1000엔 정도 들여서 한국인의 위상을 드높일 수 있다면!!!! 한국인은 매너가 좋다라든가...더 잘된다면 일본인 친구를 사귈 수 있을지도...
아니 이런것보담도...정말 그 맘이 너무 고마웠다. 이런 여자가 주변에 있다면 따라다니고싶을거야. 이국의 아가씨라 다시 볼 일이 없겠지만 간단한 답례 정도는 해줘도 좋겠다.
해서 귀국하던날 새벽에 열심히 머릿속으로 단어를 짜맞춰서 문장을 구성했다.당신들의 친절에 감사하는 뜻으로...뭐 이런 것들..치이사이 프레젠또데스..뭐 이러면 될라나..여튼 잠도 안오고 그러면서 마지막 일본에서의 밤을 보냈다.
귀국하던날 아침에 신주쿠역 일대를 열심히 뒤져서 스타벅스를 찾아냈다. forest의 dvd코너 카운터에 두명의 아가씨가 있었으므로 조각케익 같은거 두개씩 네개를 샀다.860엔.우리나라랑 별 차이 없는듯.
교대근무라도 하면 어쩌지...다른 사람이면..한번 본거라 얼굴도 가물가물한데...마크로스에서 나오는 대사..
あい おぼえていますか? 웃...앞에 사랑은 빼고...오보에떼이마스까? 내가 애니메이션에 보던 이 말을 쓸 일도 있군.--;
약간 떨리는 맘으로 포레스트 1층의 dvd매장으로 갔다.카운터에는 한명만 있었는데 아마도 달력 뜯어준 그 아가씨가 맞는듯.
'execuse me....わたしお おぼえていますか?'
기억 못하면 pda배경화면을 다시 보여줄라고 하는데, 기억을 하는듯...
'あ...セラムンの。。。。’
오케오케..다행이다. 그 아가씨 맞다.기억도 하네..
가져간 조각 케익을 내밀었다. 첨에 안받으려고 하길래 '오늘 한국으로 돌아갑니다. 당신들의 친절에 감사하고 있습니다.고맙습니다' 이런 내용으로 더듬더듬 일본어로 말했다. 남빠하는건 아니라고 생각했는지 그쪽에서도 고맙다고 하고 케익을 받았다.
명함을 꺼내서 내 이멜주소를 가리키며 '내 이멜입니다. 멜 보내주세요'라고 말했다...라고 생각했는데 실수했다. 오쿠리시테쿠다사이..라고 할걸 오시에테쿠다사이..라고 한것. 그걸 서점 나와서야 깨달았다.어쩐지...그러니까 메일 보내주세요..할걸 메일 알려주세요..라고 해버렸다. 이 아가씨 잠깐 머뭇 하더니 옆에서 뭔가 꺼내서 적어주었다. 받아보니 명함이다. 이멜주소를 적어준것이다. 근데 개인메일이 없나? forest@기노쿠니야다.
하여간 이렇게 해서..명함을 주고 받았다.
다시 서로 고개를 숙여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서점을 나왔다.
일단은 포레스트쪽으로 멜을 보내볼 생각인데 연락이 될지 어떨지 모르겠다.
원래 일본인들이 다 친절해서 그런건지..그래도 그 정도로 신경써주는 점원은 못봤는데...맘 씀씀이때문에 더 귀여워보였던거 같다.
내 한국에서도 이런 경험이 없거늘...일본에서 생각지도 못했던 경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