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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뻔하다.

조회 수 2488 추천 수 71 2010.01.27 22:24:09
춘천에 가서 닭갈비 먹고 경춘고속도로를 타고 돌아오는 중이었다.

출발할 무렵부터 눈이 펄펄 오더라. 시계가 흐릴 정도로 눈이 왔다.

오다보니 눈이 비로 바뀌었다.

도로 양 사이드에 눈이 좀 쌓여있었고 질척질척한 싸래기 눈이 오는 상황.

그래도 대놓고 눈길은 아니어서 큰 걱정은 안하고 달렸다.

80km정속주행을 하며 터널에 진입했다.

육안으로 보기에 노면은 얼어보이지 않았고, 게다가 터널이니까 얼어있을리 없다고 생각했다.

순간 중심을 잃고 좌측으로 핑 돌았다.

급하게 우측으로 카운터핸들링을 넣었다.

이번엔 우측으로 홱 돌았다.

급하게 좌측으로 카운터핸들링을 넣으며 브레이크.

옆 차선을 절반쯤 타고 넘어가며 크게 싸인곡선을 두번이나 그렸다.

다행히 뒷차도 안전거리를 유지하고 있었고 옆에 나란히 달리던 차도 없었다.

왼쪽의 터널 벽면과도 적당히 거리가 있었다.

그 짧은 순간 많은 생각이 들었다.

처음 크게 좌측으로 돌때는 죽는건가..싶었고  우측 차선 치고 들어갈때는 옆의 차나 뒤에서 오던 차랑 충돌하겠구나 싶었다. 그 시점에선 죽지는 않겠단 생각은 들었다.

이후 서울로 진입할때까지 초긴장 상태로 운전했다. 사실 극도로 위험했던 순간을 제외하고도 두 번쯤 살짝 미끄러졌다. 좌우측으로 약간 미끄러진걸 느꼈었다.

다른차들 약간씩 미끄러지는 것도 보았고.

휴...

신께서 아직 더 살라고 하시나보다.

댓글 '5'

순렬

2010.01.28 04:34:07
*.33.83.140

그순간에 생각을 두번이나 바꾸다니 순발력 있는걸? 나도 비슷한 경험이 있었는데 그냥 아씨발꿈! 이길 빌었다-_-

순렬

2010.01.28 04:38:23
*.33.83.140

그나저나 위기의 순간에 은근히 레이싱 게임이 도움이 되지 않냐? 그래도 기스하나 없이 무사한게 얼마나 다행이야

상돈

2010.01.28 07:52:06
*.241.147.32

이런 위기에 처하면 정말로 클록업이라도 된다고 하더라구. 얘기 들어보니까
주마등(...)

여치

2010.01.28 10:51:16
*.199.248.185

순렬 / 사실 엊그제 신천 오락실에서 이니셜D를 했는데 s2000으로 미친듯이 드리프트를 긁어댔거든. 딱 그 느낌이더군.--; 진짜 레이싱 게임 하던게 큰 도움됐다. 참 그 짧은 시간 동안 많은 생각이 나던데.

여치

2010.01.28 10:51:26
*.199.248.185

상돈 / 주마등이란 말이 확 와닿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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