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uchi's Development Home
그거 돈되냐? 란 말만 안꺼내면 정말 재밌는 이슈들은 너무나 많다.
빌어먹을. 돈 되는걸 만들어야 한다는 전제가 붙으면서 모든 재미는 사라진다.
이소프넷 재직 시절에 나만큼 일정 압박 같은거 안받으면서 하고 싶은거 이것저것 다 해본 사람 없었을거다.
파워돌3인가 4에서 캐릭터 음성 추출하려고 DLL 임포트 테이블 후킹-Wav 출력함수 후킹해서 파일로 뜯어내기도 했다. 게임이랑은 아무 상관도 없는 짓이었지만 아무도 나한테 뭐라 안했다.
SSE명령 이용해서 소프트웨어 레스터라이저 만든다고 뻘짓 하기도 했고 (결국) 쓸모 없었던 COM 인터페이스의 자료구조 라이브러리를 만들기도 했다.
사실 다른 직원들한테 미안하기도 했다. 나만 재밌는거 하는거 같아서.
그래도 그런 쓰잘데기 없는 짓들이 다 밑거름이 되어서 서버 네트워크 라이브러리도 만들고 게임엔진도 만들고 했고 이소프넷은 물론이고 이소프넷에서 갈려나간 회사들 아직까지도 그 때 그 코드들 가지고 돈 벌고 있잖아.
그 네트웍 라이브러리랑 엔진 사용한 프로젝트들 매출 다 합치면 몇 백억은 가볍게 넘어갈텐데.
이래저래 문제는 많았지만 엔진팀이란걸 돌릴 수 있었던 그 회사도 나름 괜찮았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나한테는.
소위 중견 업체라면 그런 놀고 먹는(것처럼 보이는) 엔지니어들이 모여있는 그룹 하나 정도는 운영해야 회사에 미래가 있다고 생각한다. 장기적으로 좋은 회사를 만들고 싶다면 말이지.
하지만 안될거야. 한국에선.
나도 이젠 그런거 기대하지 않는다.
p.s
이 글을 쓴건 친구가 재직했던 돈 겁나 잘 버는 모 회사에 그런 조직이 생겼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 부럽기도 하고 옛날 생각도 나고 해서 써봤다.
하지만 역시 그런 일은 기적일 뿐이지. 안될거야.
그 조직도 앞날이 순탄할지는 미지수.
그리고 난 별로 쓸모없을 것으로 예상되는 CUDA길찾기 코드를 짜고 있다. 역시 돈 안되고 쓸모도 없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