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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20대의 기억

조회 수 2103 추천 수 61 2008.03.03 01:06:04
97년.
대학에 들어갔다. 한국의 대학생활에 너무 실망했다.
c/c++. win32api, DirectX를 독학했다.

98년
미친듯이 운동해서 한달여만에 13kg뺐다. 하루 푸쉬업 500회를 넘긴게 그때가 처음이었다.
3D프로그래밍을 시작했다.
처음으로 게임 회사에 포트폴리오를 내고 합격통보를 받았다.

99년
휴학하고 병역특례로 하이콤 엔터테인먼트에 입사했다.
그때부터 그나마의 학교생활은 완전히 바이바이

2000년
하이콤 엔터테인먼트와 few가 합병하여 esofnet이 됐다.
조직생활, 회사생활의 쓴맛을 처음 느꼈다.
후반에는 마음은 편하게 일했다.
자신의 무지함을 깨닫고 프로그래밍에 '정말로' 전념하던 시절이었다.
배게만한 책을 늘 가방에 넣고 다녔다.
1년중 100일 이상을 새벽 2시에 퇴근했다. 집에 걸어가기 위해 회사 옆 편의점에서 1000원짜리 봉지라면을 먹곤 했다.

2001년
안정된 회사생활의 시작.
99년부터 사귄 여자친구가 고무신 거꾸로 신음. 나름 충격이었다. 그때부터 사진 찍으러 다니기 시작.
주 업무가 네트웍프로그래밍에서 3D프로그래밍으로 전환.
코룸,묵향,루나에 사용된 SS3D엔진 개발 시작.

2002년
회사를 휘젓고 다녔다. 열성파였고 충성파였다.
일 못하는 놈들이 제일 싫었다.
최신의 쉐이더 기술을 사용하기 위해 지포스3 그래픽 카드가 처음 나왔을때 테크노 마트를 뒤져 50만원에 구입했던 기억이 있다.
같은 팀이었던 몇몇 사람들이 떨어져나가 코룸 사업부가 되었다.
3년간의 병역의무가 끝났다. 복학은 1년 뒤로 미루기로 했다.

2003년
코룸온라인과 묵향온라인을 서포트하느라 미칠것 같았다.
그래도 회사에서 인정받는다고 느꼈고 뿌듯했다.
이때까지는 사진찍으러 다니는게 재밌었다.
너무나 사고 싶었던 차, 쏘렌토를 구입했다.
슬슬 회사가 기울어갔다.

2004년
학교에 복학했다.
일본 출장 다녀오고나니 월급이 밀려있었다.
지금의 프로젝트의 전신이 된 프로젝트 계획을 세우고 승인을 받았다.
9월 30일부로 회사가 폐업했다.
4명짜리 개발팀으로 역삼동 오피스텔에서 토마토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힘들고 정신없었다. 세상이 만만치 않음을 슬슬 깨닫기 시작했다.

2005년
팀 체제였던 토마토 스튜디오가 정식 법인이 됐다.
졸업했다.
아버지 차를 바꿔드렸다. 현재까지 가장 뿌듯한 기억.
가을에 토마토 스튜디오를 폐쇄하고 팀을 해체했다.
너무도 지쳐있었다.
nhn games에 입사했다.
슈퍼로봇대전 온라인 프로젝트가 취소되었다.

2006년
nhn games리소스 풀에서 퇴사를 결심했다.
우여곡절 끝에 기적적으로 부활, M TF팀을 결성했다.
M TF가 M&M온라인 슬러쉬팀으로 승격됐다.
NHN GAMES의 정치적인 문화에 적응할 수 없었다.
팀 내부의 정치적인 문제도 견딜 수 없었다.
어떻게든 일은 진행시켜갔다.
결과와 상관없이 스스로 판단하기에 연말 PT는 생각보다 괜찮았다. 약간의 자신감도 얻었다.
많은 공부가 된 한해였다.

2007년
M&M온라인 프로젝트는 취소됐고 슬러쉬팀은 해체됐다. 대기업형 조직에 다시 한번 환멸을 느꼈다.
nhn games를 퇴사했다.
프로젝트 팀을 만들어줄 회사를 찾아다녔다. 한달 내내 사람들을 만나러 다녔다.
nhn games에서 함께 퇴사한 2명과 함께 과거의 회사 esofnet의 계보를 잇는 이야인터랙티브에 입사했다.
늦여름 개발4팀으로 부활, 세번째로 게임 프로젝트의 리더가 됐다.

2008년
...


20대의 기억이라곤 이런것들 뿐.

그렇게 내 20대는 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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