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사히 pt를 마쳤다.엔진 pt아니고 c게임팀 pt다.
나름대로 꽤 신경썼다.그쪽 사람들도 회사에서 밤새워가며 열심히 일했고 나도 집에서 날밤 까가며 열심히 일했다.버그 하나라도 더 잡아줄 생각으로...

필시 우리팀, 아니 우리 사업부 사람들이 이 글을 보겠지.그리고 '이 녀석 c팀사람들만 휴가 줬다고 삐졌군'이라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휴가 못받아서 기분나빠하는거 아니다.

게임솔루션 팀이라고, 일명 삽질팀이라고 작년에 처음 결성되었을때 난 기대가 컸다.내 입으로도 말하고 다녔다.드림팀 결성이라고.맘맞고 실력있는 사람들 모여서 드디어 사건 하나 만들수 있겠다..그렇게 생각했다.

오늘날 엔진이 이 정도 나올수 있었던 것은 그래픽 디자이너 봉원씨의 도움이 엄청나게 컸다.반면 c게임이 오늘날 그 정도 나올수 있었던것도 내 도움을 무시할수 없다고 생각한다.예전에 cbz게임을 도왔던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난 이 게임을 내 게임이라고 생각했다.내가 게임코딩을 하진 않을지언정 처음으로 내 마음에서 우러나서 만드는 게임이라고 생각했다.

엔진개발팀에서 게임제작팀을 지원한다고 생각해본적도 없다.m게임에 대해선 '지원'이라고 생각했지만 이 게임에 대해선 엔진과 함께 개발하는, 같이 가는 프로젝트라고 생각했다.

언젠가부터 경계랄까 그런게 생겼다.게임 제작 회의도 게임팀 사람들끼리 따로 한다.나로선 이해할수 없었다.네트웍 모듈, 3D엔진 다 내 손 거친것들인데...초기 설계부터 내 의견을 물었었는데, 게다가 엔진은 아직 개발완료된것도 아닌데, 날 빼놓고 어떻게 하겠다는 것일까?
독립된 팀이니까...라고 생각한다면 이상할거 하나 없지만 지금껏 '우리팀'이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을 '다른팀'으로 받아들이기란 쉽지 않았다.
게임팀과의 관계뿐 아니다.c씨는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네트웍 모듈쪽에서 뭔가 문제가 생겼단 소릴 들으면 내 맘이 편치 않다.왜? 내가 만들었던것이니까.손털고 나왔다고 해서 내 일 아니라고 생각한적 없다.난 서버팀, 엔진팀 이렇게 굳이 갈라서 생각하고 싶지도 않다.물론 내가 참견함으로 인해서 자존심 상할지 모른다.하지만 난 자존심 상하게 할 생각도 없고 '그거 원래 내가 짠 소스요'라고 주장할 생각도 없다.난 '엔진팀은 게임엔진이나 잘 만들고, 서버팀일은 상관마라' 라고 하는걸 쉽게 받아들일수 없을뿐이다.
내가 말하고싶은것은 왜 예전엔 분위기 좋았는데 자꾸 이렇게 갈라먹기로 가냐는것이다.같이 일함에 있어 신뢰할수 있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젠 벽치고 다른 팀이라고, 이젠 너네 갈길 가라..라고 하는게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것이다.

자리 문제도 그렇다.난 엔진팀 따로 방에 들어가서 우리끼리(엔진팀끼리) 쿵작쿵작하는 그런거 별로 내키지 않는다.왜 엊그제까지 같이 일했는데 이젠 전혀 같이 일하는게 아닌것처럼 해야하는지 모르겠다.

난 게임코딩을 원하지 않았다.엔진개발을 원한것도 아니다.맘맞는 사람들과 일할수 있었기 때문에 엔진개발일을 택한것뿐이다.내 사람 모아서 엔진팀 독립하는거 원한것도 아니다.업무를 선택한거지 '나도 조직 하나 주시오'한 것은 아니다.


pt가 만족스럽게 이루어진거 같아서 나도 기뻤다.마는...좀 허탈하다.그쪽 사업부 독립하고 나면 어디가서 'c게임 참여했소.'라고 말하는것조차 미안해지겠지.'esofnet의 3D게임엔진을 만들었고 그 엔진은 m게임과 c게임에 쓰여졌소'라고 조금 더 길게 말해야할것이다.설령 겜이 크게 성공한다고 해도 내가 기뻐하는게 무의미할지도 모르겠다.그건 그쪽 사업부 일이니까.인센티브 얼마 떼주면 다행이겠지.

이젠 옛날 삽질팀은 없어진거 같다.

엔진팀 로고나 만들어야겠다.4DyuchiGX 이름 박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