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일 쉬고 회사에 나갔더니 참 기분이 새롭다.
아침 내내 정신이 없었는데 점심먹고 정신이 들어 간만에 불나게 키보드를 두들겼다.
퇴근시간을 1시간쯤 남겨두고 메일을 받았다.
M팀으로부터 날라온 협조 메일이다.
매번 M팀으로부터 메일을 받을때마다 매우 기분나쁜게...그들 게임에서 뭔가 안되면 엔진의 무슨 기능 '버그'라고 쓰거나 엔진문제라는 식으로 표현한다.
엔진이 가지고 있는 문제일수도 있다.
또 상당히 많은 경우 그랬듯 그쪽 게임 소스의 문제일수도 있다.
여러 사람 보는 메일에, 종종 부사장님 참조로 집어넣는 메일에 그런식으로 확실치도 않은 '엔진버그'를 운운할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다.
안그래도 엔진 때문에 프로젝트가 늦어진다는 식으로 얘기하고 있다는 소문이 들려서 기분이 심히 불쾌한판에...
시방 나랑 대결구도로 가자는건가?
메일을 읽고 어떻게 답변할까 생각하고 있는데... 생각할 수록 기분이 나빠졌다.심장이 두근거리고 손가락이 바들바들 떨리다가 기어이 한방 받아치는 메일을 갈겨썼다.
보냈다.
그런데 메일 서버가 먹통이다.
불행인가? 다행인가?
약속때문에 7시에는 퇴근해야하는데 퇴근할때까지도 메일서버가 먹통이다.

집에 돌아와서 터미널 접속한후 보낼편지 파일을 지워버렸다.좀더 완곡한 표현으로 바꿔서 다시 보내야겠다.
메일서버가 죽은걸 감사하게 생각한다.

대판 싸워서 뭐하리.

하지만...자꾸 나한테 도발해봐야 좋을게 없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