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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사고 만다.

조회 수 1168 추천 수 29 2003.07.05 22:34:07
그러니까 2년전에 면허를 첨 땄을때 꼭 사고싶은 차는 렉스턴이였다.
정말 멋져보였다.(지금도 디자인은 suv중 젤 멋지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렉스턴은 잔인하게 비쌌다.좀 쓸만하게 옵션 붙이고 하려면 아무리 해도 당시 가격으로 순수 차값만 2500밑으론 견적이 안나왔다.
2001년 말, 사람들에게 공언했다.두고보쇼..내년에 렉스턴 사겠소.

2002년도로 넘어오면서 나의 눈길은 끈 새로운 suv가 있었으니 이 녀석이 쏘렌토.쏘렌토 역시 최소 디폴트 차값만 2000만원이 넘었으나 평판에 비해 가격이 싼 편이고 썬루프 하나만 달면 되는 나로선 훨씬 현실적인 가격&옵션 조건이었다.
당시에 모아놓은 돈이 좀 있긴 했어도 쏘렌토 정도의 차를 사고 보험료 내고 내 등록금까지 내기엔 무리였다. 더군다나 당시 지금보다 연봉이 적었으므로 유지비를 생각하면 역시나 무리였다.

2003년으로 5월로 접어들었다.연봉협상이 끝날 무렵 모아놓은 돈도 안정권에 들어갔다고 판단,연봉 오른것도 감안하면 차를 사도 될거같단 생각이 들었다.거기다 같이 일하는 영상씨가 산타페를, 병수가 검은색 투스카니를 구입하고나자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봄까지만 해도 참을만했던 우리집 12년된 소나타도 여름으로 접어들면서 참을수 없을만큼 더웠다.겨울에도 더운 차인데 여름에 에어콘이 부실하게 나오고 그나마 에어콘 켜면 출력이 반으로 떨어지니 대책이 없었다.
어차피 집차도 바꿀때가 지났으니 내가 쏘렌토를 사서 아버지랑 같이 타면 될듯 싶었다.물론 우리 아버지가 반대하실건 불을 보듯 뻔했지만...

어떻게든 설득하고 쏘렌토를 살 수 있을듯 싶었다.

이리저리 견적도 알아보고 구입을 대비하여 M카드도 만들고 하는 도중, 드뎌 몇일전에 아버지한테 진지하게 말씀을 드렸다.
예상대로 완강하다 못해 막강한 아버지의 반대.
1차 시도는 좌절되었다.
내가 일단 맘을 먹으면 확 저지르는 성격이라 내 맘대로 계약하면 그만이지만...60을 바라보시는 아버지에게 그런 행동이 큰 상처가 되리라는것은 자명한 일.어떻게든 아버지에게 좋은 소리 들으며 차를 구입하고 싶었다.
난 잘 알고 있다.12년된 소나타 이 차가 우리 아버지의 남아있는 자존심이란 것을.
안그래도 자식새끼들이 머리 좀 컸다고 말 안듣데...아버지 수입도 예전같지 않은데...아들놈이 돈좀 번다고 집차를 사겠네..이러는게 우리 아버지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준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그러나 어쩌겠는가...자존심은 자존심이고 현실은 현실이지.어차피 나도 독립하면 내 차 갖고 다닐건데 스물여섯에 차를 사나 서른살에 사나 뭔 차이란 말인가.기왕지사 내가 산 차로 부모님이랑 같이 타면 서로 좋은거지.

우리 부모님은 당신들의 젊음을 불살라 자식들에게 모두 바치신 분들이다.그렇게 살아오셨고 그게 옳다고 생각하신다.그 덕에 내가 이만큼 성장할 수 있었겠지.그러나 나는 그렇게 살고 싶진 않다.
내가 쇄빠지게 일해서...젊음을 다 불태워서 40대,50대에 혹은 운좋게 30대에 성공을 하여 BMW나 페라리쯤 몰고 다닐수 있다 치자.그게 무슨 소용인가? 내 20대는 이미 사라져버리고없는것을.
이미 난 20대초부터 중반까지 죽도록 일했다.신의도우심으로 노력보다 많은 것을 얻었지만 그래도 상당수 다른 사람들보다 열심히 일했다.정신없이 달려왔지만 나이 스물여섯에 느끼는것은...벌써부터 허탈감이다.이렇게 평생 쇄빠지게 일해서 나중에 잘살게 되면 그거 다 자식새끼 줘버리겠지.내 청춘은 미래의 내 후손을 위해 다 써버려야하나?
회사에서야 나름대로 인정받는다 쳐도 외부에 나가면 볼품없는 프로그래머 나부랭이로 치부되는데 내가 맨날 이러고 살아야하나싶을때도 많다.
그래서 나도 나만의 세계를 가지고 싶은거다.최근 3년간 꼭 하고싶었던게 썬루프 열어넣고 경치 좋은 국도를 80km정도로 달리는거다.

아버지는 '차가 꼭 필요하냐?'고 물으시는데 그럼 난 할말 없다.그러나 중요한것은 나에겐 꼭 필요하진 않아도 돈쳐들인만큼의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생활의 대부분을 키보드를 잡고 쇄빠지게 일하는 나에게 열심히 일하고 떠날때 타고나갈 차는 필요하다.그렇다.꼭 필요한 아이템은 아닐지라도 내 20대를 즐기기 위한 아이템으로 난 이 차가 필요하단 말이다.
젊을때 쇄빠지게 일해서 자식한테 다 줘버려야한다고 생각하시는 우리 아버지로선 이해하시기 힘들겠지만.

결심은 확고하다. 금년 가기 전에 쏘렌토 산다.



댓글 '1'

soultwin

2003.07.10 23:55:59
*.153.214.126

결심이 멋지우..
내 사치하고 다니는 인간들 경멸하긴 하지만
형정도 되면 사치라는 생각은 절대 안드니..
소신을 가지고 꾸준히 밀어부쳐 보슈~
내년에 나 들어오면 그걸로 아가씨들 태워서 드라이브 함 가던가~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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