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uchi's Development Home


생각의 변화

조회 수 1232 추천 수 52 2006.01.27 00:25:54
난 할 수 있다는 생각을 어느 정도 해도 정말로 자신있지 않고서는 확언을 하지 않는다.

하물며...

'이거 돈 되냐?'

라고 물으면 정말로 할 말이 없다. 그건 내가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전혀 다른 문제이다. 최선을 다 했고, 또 기술적으로 그에 못지 않은 결과가 나왔다고 해도 돈이 되는 것은 다른 문제이다.

내가 프로그래머로서 할 수 있는 얘기는

'저한테 맡겨주시면 멀쩡하게 돌아가는 게임을 만들겠습니다'

이것뿐이이다.

웃기나?

난 제대로 돌아가지 않아서 망하는 게임을 숱하게 봐 왔고 지금도 많이 본다. 이건 필수조건이다. 이 조건을 만족해야 돈을 벌든가 말든가 하지.

그간의 경험과 학습을 통해서 이제는 '멀쩡히 돌아가는' 솔루션 혹은 게임을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 정도를 얻었다.사실 이것도 큰 소리 땅땅 칠 수는 ㄴ없는 부분이다. 무슨 일이 터질지 모르는거니까.

늘 책임질 수 없는 말은 하지 않으려고 했다. 할 수 있는데까지만 얘기하려고 했다. 영업하는 사람은 실제보다 부풀려 말하지만, 공돌이는 그래서는 안되고 그럴수도 없다고 생각했다.

근데 요새 들어 생각해보니까 이게 아닌거 같다. 공돌이도 영업을 해야한다. 밑천이 나 자신인데 어쨌거나 잘 팔아야될거 아냐?

지난 몇 년간 쇄빠지게 일하면서 보니까 아무것도 할 수 없으면서 말만 그럴싸하게 하고 다니는 놈들이 나보다 훨씬 잘 산다.
망해도(당연히 망하지) 이사급으로 돌아다닌다. 재주 좋다라고 생각했지만 그게 아닌걸 깨달았다.

간단하다. 돈을 쥔 자들은 할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을 원한다.

거짓말이라도 좋으니 듣기 좋은 말을 하는 사람을 원하는 것이다.

이젠 생각을 좀 바꿨다. 난 아직 사기를 쳐본적이 없고, 늘 맡겨진 일은 제대로 수행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약간만 허풍을 떨기로 했다.

그렇다고 해도 익히 겪어본 사기꾼들보단 훨씬 낫겠지.

이젠 당하기만 하는 정직한 개발자에서 벗어날 생각이다.

푸념이 아닌 결심이다. 나도 이젠 기어 올라갈테다.


댓글 '2'

서늘

2006.01.27 11:39:29
*.82.102.222

zapwand

2006.01.27 13:28:39
*.133.19.57

앞뒤 사정은 잘 모르겠지만 여치님께 기술적 질문이 아닌 상업성과 흥행에 관계된 질문이 온 상황이 여치님을 많이 힘들게 한것 같군요.
프로그래머는 '다운안되고 잘 돌아가냐?'라는 질문을 받아야 된다고 생각하고 '돈되냐?'라는 질문은 기획자나
기획팀장이 받아야할 질문이라고 생각되는데 말입니다;;;
2006년 여치님꼐 좋은일만 생기기를 바랍니다. 구정 잘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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