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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신용...

조회 수 1170 추천 수 37 2003.04.11 00:55:24
중학교,고등학교 동창이 있다.
우직한(묵직하다고 느끼기도 하는) 친구다.
고교졸업후에는 연락이 끊어졌다.

2년 몇개월전의 일이다.그 연락이 끊어져있던 친구로부터 전화가왔다.난데없이 돈꿔달라는 내용이다.되는대로 빌려달라 했다.
그때의 내 월급은 지금에 비하면 매우 적었다. 당시 은행 잔고는 이백몇십만원인가가 있었다. 돈이 필요한 정확한 이유도 들을 수도 없었다.그냥 대충, 알바하던 회사에서 기물을 도난당해서 그 책임때문에 돈이 필요하다 했다.

고심끝에 그 친구를 믿어보기로 했다.
몇십만원 남겨두고 200만원을 빌려줬다.
이 사실을 집에 알렸고 집안이 발칵 뒤집혔다.피라밋조직에 얽힌 비슷한 사례가 많았고 가족들도 그 친구가 피라밋조직에서 일하다가 돈이 필요해 나한테 거짓말을 해가며 돈을 끌어갔다 생각했다.

내 생각은 단순 명료했다.

'10년가까이 그를 보아왔다.믿을만한 친구다. 만일 그녀석이 나를 속인다면 200만원에 미련없이 버리겠다'

물론 가족들에게 이런 얘기는 씨알도 안먹혔다.
겨우겨우 집안의 분쟁은 진정되었고 몇개월 후에 그 친구는 군대에 가게됐다.
녀석은 군대가기 직전 두달간 쇄빠지게 알바를 해서 100만원을 갚았다.
그리고 나한테 부탁했다.

군대때문에 돈을 다 갚을수가 없다.군대갔다와서 꼭 갚겠다.기다려다오..라고

그러라고 했다.
그리고 2년몇개월이 흘렀다. 군대간 동안 거의 연락이 끊겨있었다.총 세번정도 전화가 왔다.서로 돈얘기는 꺼내지 않았다.나도 돈 얘기는 하고 싶지 않았고 그 친구도 할 상황이 아니었을것이다.그 친구가 돈을 갚을 의향이 없다고 남들이 봤을때 그렇게 생각했을수도 있다.

두달전 그 친구는 제대했다.그리고 나한테 전화를 했다.
알바를 시작했으니 다음달 50만원, 다다음달 50만원 해서 100만원을 갚겠노라고.

지난달 그리고 어제까지 50만원을 입금하므로서 200만원 빌려갔단 돈을 모두 갚았다.

그렇다.생각지도 않던 돈이 들어와서 기분이 좋다.
그러나 가장 기쁜 것은 내 믿음이 틀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내가 사람을 바로봤다는것이, 그 친구가 내 믿음을 져버리지 않았다는 것이 너무 기쁘다.
그 친구가 자랑스럽다.

200만원에 2년치 이자를 쳤으면 돈 10만원이라도 되었겠지만, 난 이자로 수백만원 이상의 돈을 번 기분이다.

존경하는 극진회관 오오야마 마쓰다쓰 총재의 말이 생각난다.

'돈을 잃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신용을 잃는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ps:이 글 보고 저한테 돈빌리러 오는 사람은 없기를 바랍니다.--;

댓글 '3'

CozY

2003.04.11 10:13:37
*.144.20.171

뿌듯하겠구먼~

전우

2003.05.02 11:05:39
*.238.38.76

그러게.. 으흐흐흐...

제노제노

2003.05.13 11:13:23
*.205.51.172

정말.. 좋은 친구.... 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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