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uchi's Development Home


[여치스컬럼] 개발자에게 있어서 월급의 의미

조회 수 2214 추천 수 64 2008.03.27 03:27:45
소프트웨어 개발(특히 게임개발)은 다른 업종과는 꽤 다른 점이 있습니다.

사업적인 측면에서 볼때 가장 큰 차이점은 '출시하기 전에는 한푼도 못번다' 라는 점이지요.

보통 개발 기간은 짧아도 1년, 길게는 5년씩이나 갑니다.

이 기간을 비용으로 환산하면 얼마쯤 될까요?

저는 온라인 게임 업계에서 일하고 있으므로 이 업계의 예를 들어서 대충 따져보겠습니다.

마케팅 비용이나 기타 등등을 합치면 훨씬 비용이 올라갑니다만 순수 개발비만 봅시다.

작은 규모의 MMORPG, 혹은 MO라면 20명 정도가 필요합니다. 두당 연봉은 연 3500으로 가정하겠습니다. 장비,사무실임대료 기타 등등 해서 간접비를 더해서 연봉*1.5를 두당 인건비로 계산합니다.

두당 5250만원이 나오는군요. 곱하기 20명 하면 10억 5천만원 이네요.

실제 상용화시점까진 대략 2.5년이 걸립니다. 2.5를 곱합시다. 26억 2500만원이네요.

2.5년이 흘렀는데도 출시를 못하거나,  상용화도 못해보고 깔끔하게 망하면 26억은 그냥 사라집니다.

일반인들은 잘 모릅니다만, 이 업계에서 이런식으로 소리소문없이 수십억씩 날리고(아주 저렴한 개발팀은 몇억짜리도 있습니다) 사라지는 프로젝트가 전체의 95%는 됩니다.

업계 전체적으로 게임개발 노하우가 많이 쌓였다고는하나 과거 98%의 망하는 비율에서 95%정도로 떨어졌을뿐입니다.(라고 저는 봅니다)

회사의 오너가 엄청나게 돈이 많은 사람이라면 별 문제가 없습니다만, 그렇지 못한 경우는 (오너가)'패망'에 이르게 됩니다.

앞에서 얘기했다시피 일반 업계와는 다릅니다. 26억을 쓸 동안 한푼도 못버니까요. 이거야말로 진정한 도박입니다.

그렇지만 개발자들의 경우는 좀 다릅니다. 다른 업계에 비해서 연봉이 짜네 어쩌네 말이 많습니다만, 좌우간 회사가 망해도 갈 곳은 많습니다. 원체 망하고 새로 생기는 회사가 많은 바닥이라 수요는 늘 있거든요.

바로바로 재화를 생산해서 판매하는 업종이라면 노동자의 노동은 곧바로 수익으로 연결됩니다. 따라서 월급(급여)는 그 즉시의 노동의 댓가로서 받는 것이 타당합니다.

회사에 얼마 벌어줬으니 얼마 받는거죠.

그런데 개발사는 다릅니다.

미래의 수익을 기대하고 투자를 하는 것이므로, 개발자 한 사람 한 사람의 노동은 수익으로 연결될 수도 있고 연결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댓가'를 지불하고 그에 상응하는 '재화 또는 용역'을 받는 것이 상업의 기본이며, 이것이 충실히 지켜지는 것이 상도의 기본입니다.

회사의 업주에게도 상도를 지켜야할 의무가 있고, 월급 받고 일하는 직원에게도 상도를 지켜야할 의미가 있습니다.

애초에 이 업계 시스템 자체가 그때그때 상도를 지킬수는 없는 구조라면, 적어도 상도를 지키려고 노력은 해야합니다.

일단 업주는 댓가를 지불했으므로 직원은 미래에라도 업주에게 수익을 돌려줄 수 있는 방향으로 최대한 노력해야합니다.

이 말을 다시 풀어보겠습니다.


[ 개발자에게 있어 월급은 그 달 그 달 일한 노동에 대한 댓가가 아닙니다. 업주에게 제공할 미래의 수익에 대한 댓가입니다. ]


프로젝트가 망하고 성공하고는 업주도, 직원도 맘대로 컨트롤 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마는.

근 10년간 일해오면서 느낀것 중 하나는 개발자가 자신의 월급을 단지 그 달 그 달의 노동(프로젝트에 얼마나 기여했는지 상관없이, 앉아서 웹질만 했을수도...)에 대한 댓가로만 생각한다면 그 프로젝트는 수익을 한푼도 못내고 사라져버릴 가능성이 무지 높다는 것입니다.

반면 자신이 받는 월급이 미래의 수익에 대한 댓가라는 점을 인지한다면 훨씬 적극적인 방법으로 수익을 창출할 가능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전 개발자고 월급을 받는 입장입니다만, 제가 떳떳하게 상도를 지킬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저한테 댓가를 지불한 사람이 재화를 얻어가지 못하는 사태는 결단코 원하지 않습니다.

악덕 업주들도 많이 있습니다만, 절대 숫자로만 보면 상도를 지키지 않는 악덕개발자가 더 많은것 같습니다.(사장 숫자보단 직원 숫자가 많으니까)

뭐 악덕이라기보단 잘 몰라서 그럴거라고 생각합니다. 상도가 뭔지, 상도를 왜 지켜야하는지 모르는거겠죠.

개발자들한테 '사기 아닌 사기'를 당한 업체들 얘기를 많이 듣습니다.
그 사기 별거 아닙니다. 그냥 마인드의 차이죠.

그 마인드의 차이가 수십억, 심할땐 수백억을 좌지우지 합니다.

줄이겠습니다.

상도를 지킵시다.




댓글 '1'

대일

2008.07.26 20:55:30
*.225.85.151

보통 형처럼 생각하면 좋은 개발환경이 열리고 성공하는 프로젝트들도 많아 지겠지만... 현실은..그 달의 댓가라 생각하는 개발자들이 많다는거지..

냉정하게 생각하면, 그 달의 댓가라 생각해버리면, 깔끔하게 끝날수도 있지. 오히려 미래에 댓가나 아니면 다른식의 보상 같이타는 배 이렇게 되어버리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더 생각해야 되는 범위가 늘고, 인력관리를 하는 입장에서 더 복잡해진다고 생각되어버리더라구.

그래서 깔끔하게 이번달 일한거 땡. 끝.

회사가 망해도 끝, 잘되도 끝... 깔끔하지 않아?
파일 첨부

여기에 파일을 끌어 놓거나 파일 첨부 버튼을 클릭하세요.

파일 크기 제한 : 0MB (허용 확장자 : *.*)

0개 첨부 됨 ( /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수
81 [여치스컬럼] 열심히 해도 실력이 안느는 이유 [2] 여치 2007-04-09 3359
80 [여치스컬럼] 사발면 반 개도 아까운 놈들. [2] 여치 2007-04-22 2885
79 [여치스컬럼] 인력채용 [4] 여치 2007-04-22 2440
78 [퍼옴] 가슴에 팍팍 와닿는다. file 여치 2007-04-30 2156
77 [여치스컬럼] 재능 [2] 여치 2007-05-08 2114
76 [여치스컬럼] 외부기술에의 의존과 뒷감당 [5] 여치 2007-07-04 2175
75 전뇌테스트? [5] 여치 2007-08-25 2125
74 [퍼옴] 프로젝트의 진실 file 여치 2007-09-13 1959
73 村上志津香 여치 2007-09-21 4225
72 [여치스컬럼] 연봉 올리기 [2] 여치 2007-09-27 2373
71 유튜브 극진관련 링크 여치 2007-10-22 2145
70 루나온라인 오픈~ file [3] 여치 2007-12-01 2390
69 [퍼옴] 진짜 프로그래머란 이런것인가... file [2] 여치 2008-02-07 1703
68 애니어그램 테스트 여치 2008-02-21 7145
67 [여치스컬럼] 게임 프로젝트의 지뢰#1 여치 2008-02-25 1711
66 [여치스컬럼] 게임 프로젝트의 지뢰#0 여치 2008-02-25 1931
65 [여치스컬럼] 게임 프로젝트의 지뢰#2 (관리자는 무슨 일을 하나요?) 여치 2008-02-25 2676
64 [여치스컬럼] ***로서의 나 여치 2008-03-17 2125
63 [독서후기] 프로그래밍 심리학 여치 2008-03-19 1875
» [여치스컬럼] 개발자에게 있어서 월급의 의미 [1] 여치 2008-03-27 2214
天安門大屠殺 六四天安門事件 反右派鬥爭 大躍進政策 文化大革命 六四天安門事件 The Tiananmen Square protests of 1989 天安門大屠殺 The Tiananmen Square Massacre 反右派鬥爭 The Anti-Rightist Struggle 大躍進政策 The Great Leap Forward 文化大革命 The Great Proletarian Cultural Revolution 人權 Human Rights 民運 Democratization 自由 Freedom 獨立 Independence 多黨制 Multi-party system 民主 言論 思想 反共 反革命 抗議 運動 騷亂 暴亂 騷擾 擾亂 抗暴 平反 維權 示威游行 法輪功 Falun Dafa 李洪志 法輪大法 大法弟子 強制斷種 強制堕胎 民族淨化 人體實驗 胡耀邦 趙紫陽 魏京生 王丹 還政於民 和平演變 激流中國 北京之春 大紀元時報 九評論共産黨 獨裁 專制 壓制 統一 監視 鎮壓 迫害 侵略 掠奪 破壞 拷問 屠殺 肅清 活摘器官 障テ社會 誘拐 買賣人口 遊進 走私 毒品 賣淫 春畫 賭博 六合彩 台灣 臺灣 Taiwan Formosa 中華民國 Republic of China 西藏 土伯特 唐古特 Tibet 達償ワ喇嘛 Dalai Lama 新疆維吾爾自治區 The Xinjiang Uyghur Autonomous Region free tibet

자유게시판



XE Login

天安門大屠殺 六四天安門事件 反右派鬥爭 大躍進政策 文化大革命 六四天安門事件 The Tiananmen Square protests of 1989 天安門大屠殺 The Tiananmen Square Massacre 反右派鬥爭 The Anti-Rightist Struggle 大躍進政策 The Great Leap Forward 文化大革命 The Great Proletarian Cultural Revolution 人權 Human Rights 民運 Democratization 自由 Freedom 獨立 Independence 多黨制 Multi-party system 民主 言論 思想 反共 反革命 抗議 運動 騷亂 暴亂 騷擾 擾亂 抗暴 平反 維權 示威游行 法輪功 Falun Dafa 李洪志 法輪大法 大法弟子 強制斷種 強制堕胎 民族淨化 人體實驗 胡耀邦 趙紫陽 魏京生 王丹 還政於民 和平演變 激流中國 北京之春 大紀元時報 九評論共産黨 獨裁 專制 壓制 統一 監視 鎮壓 迫害 侵略 掠奪 破壞 拷問 屠殺 肅清 活摘器官 障テ社會 誘拐 買賣人口 遊進 走私 毒品 賣淫 春畫 賭博 六合彩 台灣 臺灣 Taiwan Formosa 中華民國 Republic of China 西藏 土伯特 唐古特 Tibet 達償ワ喇嘛 Dalai Lama 新疆維吾爾自治區 The Xinjiang Uyghur Autonomous Region free tib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