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uchi's Development Home


하드 뒤지다보니 이런게 남아있네.
때는 2000년 12월. 병특으로 먼저 훈련소에 들어간 전우 성택씨한테 쓴 답장이다. 성택씨가 먼저 보냈던 편지는 다음 URL을 참조하시라.

http://yuchi.duckdns.org/bbs/zboard.php?id=guest&page=1&sn1=&divpage=1&sn=off&ss=on&sc=on&keyword=편지&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324


다시 보니 그 시절 참 내가 순박했구나 싶다. 아 재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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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두부터 넌 죽었어..가 뭐에요.
이 편지를 받을 때 쯤이면… 아마도 예상으론 회사사람중에선 나 혼자 편지 쓸거 같은데 그렇게 말한걸 후회할걸요.
누구나 다 가는거. 강원도 양구 가서도 훈련 받고 오는데 뭘 그래요.
연기는 절대 안되는 것이…봄에 내 여자친구 귀국하기 땜시 그 땐 자유의 몸이 되어있어야 해요. 게다가 내 훈련 기간동안에는 일요일 빼고 휴일이 하루도 없다는 사실. 것도 크리스마스 이브 전날 퇴소해서 크리스마스 이브 일요일, 크리스마스 월요일. 내 남은 휴가 이틀 플러스. 이렇게 빠방하기 쉬기가 쉬운줄 알아요? 좀 춰서 그렇지 적응되면 것도 괜찮을텐데.
열라 까진척 한다고 하지만 난 사실 까지지도 않았고 까진척도 안하죠. 그냥 영국 간 애랑 잘 해볼 생각. 지난달 핸드폰 요금이 135130원. 경이적이군요. 그 중 국제요금이 99570원. 영국이 비싸긴 비싸군. 이 인간이 겁도 없이 콜렉트 콜로 걸어대서. 대부분 아주 빨리 끊고 카드에 돈 적립해서 쓰는 전화로 이쪽에서 걸었는데..이 전화요금으로 날린 돈이 얼마야. 그래도 그냥 이 인간하고 잘 해볼 생각.
여튼 그 인간 봄에 올거에 맞춰서 속편하게 데이트하고 다니려고 연기 안했죠. 상홍은 오늘 소집통지서가 나왔는데 재수없게도 크리스마스가 한복판에 걸리더군요. 불쌍한 것.
2주가 돋나 길다니. 난 일주일이 하루 같은데. 인수인계한다고 정신없이 일했더니 시간 팍팍 가고 지난주부터 왜 그리 먹으러 다닐 일은 많은지. 게다가 이번주는 딴에 군대 간다고 사방에서 불러제끼고 밥 사내서 먹느라 죽는줄.
오늘 우리팀 회식을 아웃백에서 했죠. 내 환송(?)회를 겸해서. 우허..역시 성준씨가 통이 커. 두당 15000원씩밖에 지원안되니까 나머지는 팀장 사비로. 우후후후. 맛있더군요. 고기 양은 좀 적은듯.
편지 내용을 훑어보니 맨 추워죽겠단 소리밖에 없군요. 그렇게 춥나? 난 겨울에도 반팔입고 다녀서 괜찮을거 같은데.아침에 일어나서가 좀 고통이지.
추운거 말고는 별로 힘든게 없어보여서 안심이군요. 1중대 1구대는 빡시다는데 성택씨가 2중대 2구대면 다음번 기수는 1중대에서 맡을 확률이 높지 않나? 그리 되면 좀 힘들어지지 않나 싶은데.음.걱정.
같이 훈련 나온 사람들은 죄 연기해서 우주씨랑 나만 들어가게 됐어요. 그 사람이랑 쎄쎄쎄하고 노나. 좀 친한 사람이랑 가면 좋을거 같은데 유감.
회사는 그럭저럭 돌아가고 있죠. 뭐 특별난 일은..사실 특별나다고 할만한 일도 은근히 많이 일어났지만 건 나중에 개인적으로 얘기하도록 하고. 오늘 들리는 소문으론 무협팀에서 여자 프로그래머 면접을 봤다는 얘기가. 첨에는 얼굴만 이쁘면 실력 없어도 뽑자..했다가 면접보고는 곧바로 실력보고 뽑자고 의견이 바뀌었다더군요. 그럼 그렇지.이쁜 여자 프로그래머가 어딨어..
폰트가 너무 작나..아직도 한 페이지가 안됐네.
지금 시간은 새벽 3시 40분. 막판에 버그 발견해서 좀 잡느라고 야근하고 집에 걸어오니 도착시간 새벽 3시. 정말 나한텐 표창장이라도 줘야지. 불만은 많아도 일은 진짜 열심히 해주는데.
오늘, 아니 어제(11월 24일)에 편지가 도착해서 사람들이 답장은 안쓰려는 눈치. 지금 보내봐야 퇴소전에 못받을거라고 판단해서. 나도 같은 생각인데 그래도 써봅니다.빠른 우편으로 보내면 설마 1주일안엔 도착하겠지. 왜 군사우편으로 보냈어요. 엄청 오래 걸린다 하드만. 성준씨왈: “만두 답장 못받았다고 씹퉁씹퉁하겠군.”
만약 이 편지를 받게 된다면 전우밖에 없단 생각을 하게 될것이에요.
난 요새도 열심히 공부해서 exe파일을 뜯어서 디버깅 할 수 있는 스킬을 습득했죠. 어셈블리 공부가 아주 도움이 되었음. 이 회사 안에서 디버깅에선 누구도 따라올수 없다고 자부. 훈련받으러 가서 바보될까봐 걱정되네.
아무튼..이제 한페이가 거의 다 됐군요.
훈련소 안에서 혹시 볼 수 있으면 보자구요.못보면 12월 28일에 보고. 난 26,27일 휴가냈어요.여름 휴가 안쓴거 이틀 남아있으니까. 절라 퍼져서 쉬어야지.
그럼 이만 줄이죠. 다시 볼때까지 몸성히 잘 있어요.
그러고보니 편지봉투가 없는데..내 여자친구한테 보내려고 사둔 분홍색 편지봉투만 있군요. 거기다 넣어서 보낼 테니 여자친구라고 뻥쳐요. 다들 부러워할거에요. 하트 스티커라도 붙여서 보내야할텐데. 귀찮아서 그냥 보냄. 그럼 이만.                                        -yuc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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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사귀던 아가씨를 내가 꽤 좋아했었나보다. 지금은 아무 느낌도 없는데.
2001년 봄에 만날걸 엄청 고대했었는데, 아가씨가 귀국하지 않고 고무신 거꾸로 신어서 얼굴 못보고 바이바이했다.

댓글 '2'

soultwin

2005.07.30 03:16:40
*.19.225.242

wow!! you had such a romance at that time!! i didn't know that..
isn't it the time to look for another one??? before it's too late?
hahahahahaaha

여치

2005.07.30 16:50:18
*.232.208.169

지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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